송언석, 팩트시트 발표 늦어지자 "또 다시 양치기 소년 되고 있어"
"관세협상 진정한 성공 기원" 4가지 당부사항 제시
①사과 수입 제한 ②핵 잠수함 국내 건조 ③반도체 최혜국 유지 ④국회 비준
- 홍유진 기자
(서울=뉴스1) 홍유진 기자 = 국민의힘은 한미 양국의 관세 협상 결과를 담은 '조인트 팩트시트(Joint Fact Sheet·공동 설명자료)' 발표가 예상보다 늦어지자 "또다시 양치기 소년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향후 팩트시트 마무리 과정에서 농산물 수입 제한, 핵추진 잠수함 국내 건조, 반도체 최혜국 대우 등을 명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미 관세 협상의 진정한 성공을 기원하며'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송 원내대표는 "어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강훈식 비서실장은 '이번 주 안에 팩트시트 발표가 이뤄질 것'이라며 협상 진전 상황을 자신 있게 언급했다"며 "그러나 불과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오늘 오후 위성락 안보실장이 '팩트시트 마무리가 어렵다'고 말을 바꾸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바로 하루 전 국감에서 강훈식 비서실장이 위증한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며 "국민을 상대로 이 같은 오락가락 행태를 보이는 것은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일이다"라고 꼬집었다.
송 원내대표는 "협상 끝에 일시불을 10년 할부로 바꾸는 등 외환시장이 받을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한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근본적으로 3500억 달러(약 500조 원)라는 우리 GDP 규모 대비 너무 큰 액수를 덜컥 합의한 원죄로 인해 우리 경제에 두고두고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지금은 자화자찬하기보다는 협상의 마무리에 최선을 다해야 할 때"라며 "한미 관세 협상의 진정한 성공을 바라는 마음에서 팩트시트 마무리 과정과 관련하여 중요한 4가지 당부사항을 드린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검역 완화로 인한 미국산 사과 수입 제한 △핵추진 잠수함 국내 건조 △반도체 '최혜국 대우(MFN)' 유지 확약 △국회의 비준 동의 등을 제시했다.
그는 미국산 사과 수입과 관련해 "김용범 정책실장은 어제 국감에서 처음으로 미국산 사과 검역절차 변경이 팩트시트에 담길 것이라고 시인했다"며 "그동안 농산물 추가개방은 절대 없다고 말해왔던 것을 뒤집어버린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산 사과가 들어오면 국내 사과 가격이 급락하고, 농촌과 농업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우리 사과 농가를 당초 약속대로 지켜주길 바란다"고 했다.
핵추진 잠수함 건조에 대해서는 한미 양국 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는 점을 짚으며 "미국에서 건조하게 되면 조선소부터 다시 건설해야 하는 등 10년, 20년도 넘게 걸릴 것이고, 그 사이에 정권이 바뀌면서 취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우라늄 농축, 핵연료 재처리 등 우리 안보 주권에 직결되는 사안 역시 분명한 확약을 받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송 원내대표는 "정부는 지난 7월 31일 반도체 최혜국 대우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는데, 지난주 발표에서는 '대만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수준'이라는 애매모호한 말로 후퇴했다"며 "우리에게 불리한 조항이 있다면 이를 상쇄하는 조항도 얻어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헌법 60조 1항에 따라 국회의 비준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국회 비준을 받는 것이 마무리·추후 협상에 대해 우리 정부의 협상력을 제고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송 원내대표는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지금 이재명 정부에 필요한 것은 조용하고 묵묵하게 실제 성과를 내는 것이지, 확정되지도 않은 사안을 마치 완전한 합의인 양 포장해서 외교 성과라고 자축하는 모습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모든 것이 합의되기 전까지는 어떤 것도 합의된 것이 아니다'라는 외교가의 격언을 기억하기 바란다"며 "이 대통령과 관계 당국자들은 협상 마무리에 진중하고 치밀한 자세로 임하라. 다시 한번, 한미 관세 협상의 진정한 성공을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cym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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