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저가 궁궐인가"…조선시대 왕실 물품 9점 대여한 尹 부부
김준혁 민주당 의원실 '사용 기록 없는' 물품 대여 확인…올 4월 반환
- 김일창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예고 없이 경복궁을 방문한 뒤 왕실 물품을 대여해 갔다는 주장이 7일 제기됐다. 관련 기록은 모두 삭제된 상황이다.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지난 2023년 3월 5일 일요일 오후 5시쯤 예고 없이 경복궁을 방문했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일반인 통제 구역인 경회루 2층과 건청궁 등을 둘러봤다. 건청궁은 고종과 명성황후의 집무·생활 공간으로 특별관람을 제외하면 내부 관람이 제한된 곳이다.
다음날인 6일 대통령비서실은 궁궐을 관리하는 궁능유적본부에 연락해 '건청궁 물품을 대여할 수 있는지'를 문의했다.
궁능유적본부는 건청궁 전시에 필요한 물품을 제외한 '목록'을 비서실에 전달했다. 일반적으로 미술품 대여는 정부미술품은행 등을 통해 이뤄진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후속 절차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3월 7일~10일쯤 대통령비서실 직원이 건청궁을 방문해 대여 요청 물품을 선정·전달했고, 14일쯤 이 물품들은 청와대와 계약돼 있는 이사업체를 통해 운송됐다.
대여한 왕실 물품은 진품이 아닌 재현품으로 △어좌 앞에 놓인 탁자를 뜻하는 '보안' 2점 △옥새 등 중요 물품을 보관하는 공예품 상자인 '보함' 2점 △주칠함 2점 △백동 촛대 1점 △사방탁자 2점 등이다.
물품 대여는 올해 4월 15일까지 이뤄지다가 그대로 경복궁에 반환된 것으로 확인됐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2022년 11월 초쯤 한남동 관저에 입주했다. 한남동 관저는 기존 외교부 장관 공관을 개보수한 곳이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관저를 꾸미기 위해 왕실 물품 등을 기록에 남기지 않고 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의원은 전날(6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옥새부터 시작해서 임금을 상징하는 물품들, 백동 촛대 등을 관저로 가져갔다"며 "진본과 똑같이 만들어서 국민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들을 김건희가 사적으로 가져갔다"고 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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