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캄보디아에 부끄러워해야"…캄 현실에 與의원 '쓴소리'
홍기원 민주당 의원, 외통위 아주반 위원으로 주캄한국대사관 국감 다녀와
"현실은 국민 상대 사기 치고 대포통장 팔기 위해 간 것…외교부 직무유기"
- 김일창 기자, 손승환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손승환 기자 = 여당 의원이 캄보디아 사태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 이례적인 장면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국정감사장에 등장했다.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8일 국회에서 열린 외통위의 외교부에 대한 종합국정감사에서 "오늘 외교부가 긴급현안보고를 했는데 이것을 보면 아직도 현실 인식이 잘못됐다"며 말문을 열었다. 홍 의원은 지난 22일 외통위 아주반 위원으로 주캄보디아한국대사관 현장 국정감사를 다녀왔다.
그는 "현안보고 제목이 '캄보디아 취업사기 감금 피해 대응 경과 및 조치 계획'인데 현지에 가서 온라인스캠 조직에 참여한 사람들은 대한민국 국민을 상대로 피눈물 나게 하는 사기 행각을 벌인 사람들"이라며 "거기에서 감금된 사람들은 대다수가 대포통장을 팔러 가거나 아니면 거기에서 사기 쳐서 돈 벌려고 하다가 일이 잘못돼서 감금된 사람들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람들이 '취업 사기'로 갔다고 하는데 그렇게 말할 수도 없는 것이 정상적인 취업 과정을 거친 게 없다"며 "이력서도 내고 면접도 봐야 하고 근로조건도 협의해야 하는 데 그런 것이 하나도 없이 간 사람들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절대다수는 국민을 상대로 사기 치기 위해서 갔거나, 대포통장을 팔러 간 사람들이다"라며 "그런 조직이 캄보디아의 치안력이 약한 것을 틈타 횡횡하고 있는 것이고 대한민국 범죄조직 1000명, 2000명 그 이상 되는 인원이 국민을 상대로 사기 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현실은 이런데 우리는 캄보디아 국민을 비난하고 그래서 캄보디아 국민은 지금 한국을 혐오하는 정서가 생기고 있다"며 "수천 명이 가서 국민을 상대로 범죄행위를 벌이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캄보디아에 또는 국제사회에 부끄러워해야 할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캄보디아 사태의 제일 큰 피해자는 누구냐, (사기를 당한) 대한민국 국민이다"라며 "두 번째는 현지 동포들로 지금 억울하게 낙인찍혀 생업에 엄청난 타격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대사관 행정 직원 2명이 극심한 업무 부담과 비판으로 그만둔 상황도 상세하게 소개했다. 그는 이 직원들과 1시간가량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그 사람들 자기 사비까지 써가면서 새벽이고 주말이고 현장에서 뛴 사람들"이라며 "그런데 정부가 취한 조치는 대학생 사망 사건 알려지기 전까지 경찰영사 1명과 행정원 1명 증원한 것이 전부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본부에서 지시한 것은 '그런 신고하면 적극 대응하라'는 것과 문자로 '캄보디아 취업사기 조심하라'고 보낸 것뿐이다"라며 "본부가 직무 유기해서 이런 일이 벌어져 동포들과 대사관 직원들이 그렇게 고통받는데 장관은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동포들에게 물어보니 그만둔 행정직원 2명은 헌신적으로 일한 사람들로 절대로 그만둬서는 안 된다고 하더라"라며 이들의 '재취업'과 함께 "캄보디아 여행 금지구역, 프놈펜 등 현지를 가보면 하나도 위험한 느낌이 없기 때문에 신속하게 하향 검토를 지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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