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조사받던 양평 공무원 숨져…장동혁 "거룩한 희생 되길"

고인 자필 메모 읽다 울먹…"특검 미쳐 날뛰어도 모두 침묵"
변호인 "직권남용 가혹행위 허위공문서 작성으로 고소 예정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검 강압수사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10.1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한상희 손승환 박소은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10일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들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출석해 조사받은 경기 양평군 공무원이 숨진 채 발견된 데 대해 "진술서 한 장에 무너져 내리는 대한민국을 막고, 더 이상의 희생을 막고, 특검의 무도한 망나니 칼춤을 막는 거룩한 희생이 되길 마지막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민중기 특검 강압수사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검찰 조사 후 극단 선택을 한 공무원 A씨의 자필 메모를 직접 읽으며 이같이 말했다. 장 대표는 글을 낭독하는 중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장 대표가 공개한 고인의 메모에 따르면 A씨는 "특검에 처음 조사받는 날 너무 힘들고 지치다"며 "이 세상을 등지고 싶다"고 적었다. 이어 "모른다고 기억 안 난다고, 사실대로 말을 해도 계속 다그친다. 사실을 말해도 거짓이라고 한다"며 "전날 잠도 못자고, 하루 종일 먹은 것도 없고 넘어가지고 않는다"고 했다.

A씨는 "진술서 내용도 임의로 작성해서 답을 강요하였다. 수사관들이 정해서 요구하며 빨리 도장을 찍으라고 계속 강요한다"며 "나름대로 주민을 위해서 공무원 생활 열심히 하였는데 다 귀찮고 자괴감이 든다. 세상이 싫다. 사람도 싫다. 수모와 멸시, 진짜 싫다. 뭐하고 왔는지 아무 생각도 없고 잠도 안온다. 10월 3일 3시 20분"이라고 끝을 맺었다.

장 대표는 "고인의 고백은 문재인 정부 시절 검찰이 사법농단으로 백몇십명의 판사들을 짓밟을 때 그 중 한 명으로 중앙지검 검사실에 출석해서 조사를 받고 새벽 3시 가까이 돼서 집에 도착해서 제가 느꼈던 똑같은 감정"이라며 "그 조사에서 저를 수사했던 그 검사를 당사 압수수색에서 또다시 마주쳤다"고 말했다.

그는 "공직자 한 명이 평범한 국민 한 명이 특검의 무도한 수사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사법부의 심장은 이미 통과했고, 국민의힘의 심장은 수 차례 통과했고, 이제 마지막 무고한 국민들까지 겨누고 있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가 북한 주민을 바라보면서 느꼈던 여러 감정들이 이제 세계 어느 나라에서 대한민국 국민을 바라보면서 느끼는 감정이 됐다"며 "이제 대한민국은 더 이상 자유민주주의 국가도, 법치주의 국가도 아니다. 국민의 국가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조폭 같은 특검이 미쳐 날뛰어도 모두가 침묵하는 나라가 됐다. 억울하게 죽어가도 그저 침묵하는 나라가 됐다"면서 "이제 이 무도한 권력을 막을 힘이 어디에 있는지 참담하기까지 하다. 독재는 국민의 무관심과 침묵을 먹고 자란다. 어쩌면 이미 결정적인 순간이 지났는지도 모르겠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국가다. 국민들께서 지켜주셔야 한다"고 호소했다.

A씨의 변호인인 박경호 변호사는 "민중기 특검의 강요·회유·압박·유도심문·반복심문·심야조사는 불법수사"라며 "유족들과 협의해서 불법수사로 선량한 국민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특별검사와 담당 수사관들을 직권남용 가혹행위 허위공문서 작성으로 고소해 엄중한 법의 심판을 받게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양평 고흥지구 개발 관련해 이미 3~4년 전에 경기남부경찰청에서 조사했고 2023년 5월 무혐의로 종결된 사건을 특검이 다시 이송 요청해서 재개한 다음에 특검으로 보낸 사건"이라며 "이미 무혐의로 불송치된 사건을 갖고 억지로 조작하다 이런 사단이 벌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