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막바지, 與 '수도권 전선' 가열…서울·경기 잠룡들 몸풀기
서울선 오세훈 겨냥 공세 잇따라…경기도 '최대 승부처'로 주목
연휴 이후 여권 내 탐색전 본격화 전망
- 김세정 기자
(서울=뉴스1) 김세정 기자 = 추석 연휴를 계기로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서울·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방선거 전초전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서울에선 오세훈 서울시장을 겨냥한 잠룡들의 공세가 두드러졌고, 경기에선 후보군의 움직임이 서서히 포착되고 있다. 연휴 이후 '수도권 전선'을 둘러싼 여권 내 탐색전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에선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박주민·전현희·서영교·박홍근·김영배 의원, 박용진·홍익표 전 의원, 정원오 성동구청장 등이 거론된다. 이들 중 다수는 연휴 기간 오 시장을 겨냥한 공세를 쏟아냈다.
지난 1일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공식화했던 박주민 의원은 7일 한 유튜브 방송에서 "시민들이 오 시장이 시정을 잘한다거나 서울을 발전시키기에 적합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많이 버렸다"고 말했다.
전현희 의원도 6일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국정감사 끝난 이후에 진지하게 고민하겠다"며 "제가 아니라도 훌륭한 후보가 있다면 서울을 탈환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을 겨냥해선 "한강버스는 대표적 전시행정이고 실패한 정책"이라고 질타했다.
서영교 의원도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오 시장을 향해 "치적쌓기용 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지금까지 낭비된 예산에 대해 서울시민 앞에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연휴 기간 지역구를 돌고 "민생회복을 위한 예산·입법·정책 마련에 더욱 힘을 쏟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강북을 지역구로 둔 박홍근·김영배 의원도 가세했다. 박 의원은 8일 SNS에 "10년 동안 4선 시장이나 역임하면서, 한강버스·세빛둥둥섬 등에 쏟아부은 정성의 반의반만이라도 평소 강북권에 쏟았다면 이런 비판을 좀 면했을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강남에서 친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강북을 끌어들여 면피하려는 뻔뻔함에 서울시민의 추석 연휴가 망쳐지지 않을지 걱정"이라고 언급했다. 박용진 전 의원도 "20년 동안 서울시장으로 몇 번을 군림하면서 서울 주택공급을 위해 뭘 하셨길래 이제 와서 남 탓인가"라고 지적했다.
내년 지방선거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치러지는 전국 단위 선거다. 정권 초반의 정치적 주도권이 달린 만큼, 여권 내에선 서울을 둘러싼 경쟁이 일찍부터 달아오른 모습이다. 서울은 대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이 승리하긴 했지만, 경기보다 격차가 크지 않았다. 강남을 중심으로 한 보수세가 여전해 당내에선 서울 민심을 두고 위기감이 감지된다.
이런 맥락 속에서 민주당은 서울 승리를 단순한 지방선거 이상의 과제로 보고 있다. 정치적 상징성이 큰 서울을 되찾아야 정국의 주도권을 이어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다. 또 오 시장이 행정 연속성을 내세우는 상황에서, 그 아성을 무너뜨릴 후보를 조기에 띄워야 한다는 전략도 깔려있다.
경기지사 선거 구도도 예열되고 있다. 현역 김동연 지사부터 추미애·조정식·이언주·한준호·염태영·김병주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다만 민주당 소속 김 지사가 있는 데다 아직 출마를 확실히 선언한 인물이 많지 않아 서울만큼 움직임은 크지 않다. 그럼에도 경기도는 인구 최대 지역이자 민주당 핵심 지지 기반으로, 관심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했던 김병주 의원은 2박3일 간 경기 곳곳을 돌며 민심을 청취했다. 야권의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나경원 의원을 겨냥해 "빠루로 휜 못 뽑듯 대한민국 정치판에서 나경원이라는 정치 무뢰배를 뽑아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언주 의원은 경기 전역에 추석 인사 현수막을 내걸며 존재감 부각에 나섰다.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민주당 수도권 잠룡들의 움직임은 더 빨라질 전망이다. 국감 이후 각 주자의 거취가 가시화되면 경쟁은 더 가열될 전망이다. 내년 지방선거의 향배를 가를 최대 승부처가 결국 수도권이란 점에서 여권 내의 탐색전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liminallin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