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투톱 충돌 후…정청래 "잘할 일만 생각" 김병기 "원칙 지킬 것"

비공개 의총서 정청래 "불협화음은 국민의힘에 이로움만 준다" 언급
김병기 "독자협상은 없었다…SNS 글 올릴 땐 확인을" 아쉬움 토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2025.9.1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조소영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1일 3대(내란·김건희·순직해병) 특검법 관련 당내 갈등에 "불협화음은 상대에게(국민의힘) 이로움만 준다"며 "앞으로 우리가 잘할 일만 생각하자"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를 앞둔 의원총회에서 "정치하는 사람, 국회의원은 선택, 판단, 결단을 많이 하게 된다"며 "협상 당사자들은 피를 말리며 협상을 진행했을 텐데 협상하신 김병기 원내대표, 문진석 원내부대표 수고하셨다"고 말했다고 민주당 관계자는 전했다.

이는 여야가 협의한 3대 특검법이 하루 만에 파기된 일을 계기로 김병기 원내대표가 자신의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등 갈등이 커지자 우선 봉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 원내대표도 의원들을 향해 "실시간 협상 과정을 의원들과 공유 못 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독자 협상은 없고, 앞으로 더 공유 잘하고, 조심조심, 유의하겠다. 원칙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이후 기존 발의했던 3대 특검법 개정안은 연장 기간(30일)에서 특검 준비기간 등을 제외했기 때문에 원안과 수정안은 2주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설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앞으로 SNS에 게시글을 올릴 때 원내지도부에 확인을 정확히 해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아쉬움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여야는 수사 기간을 연장하지 않고 인력 증원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3대 특검법 개정안을 수정하는 데 합의했다. 대신 국민의힘은 금융감독위원회(금감위) 설치법에 협조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 대표는 "제가 수용할 수 없었고 지도부 뜻과도 달랐다"며 재협상을 지시했다. 당내 강경파와 강경한 지지층의 반발을 의식해 번복에 나선 것이다. 그러자 김 원내대표는 정 대표의 공개적인 재협상 지시에 공개 사과를 요구하며 불편한 기색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후 국회 본회의에서는 원안대로 수사 기간과 인력을 늘린 3대 특검법 개정안이 민주당 주도로 통과됐다. 정 대표는 본회의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바람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늘 처음처럼 오직 민심, 오직 당심만 믿고 갑니다"며 "민심을 이길 자는 없습니다. 내란청산은 멈출 수 없는 시대정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 원내대표도 페이스북에 "의총에서 민주당 의원 전체의 요청으로 뜻을 모아 마련한 법안"이라는 짧은 입장을 올렸다.

다만 당내에서는 투톱인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충돌이 자칫 당정 갈등으로 비치는 것은 경계하는 분위기다. 당 핵심 관계자는 "당대표는 대통령실과 긴밀히 소통·공유하고 있다"며 "당대표의 한마디 한마디는 모두 조율을 거쳐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rma1921k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