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하는 '친한' 표심…김문수 "尹복당 허용" 장동혁 "한동훈보다 전한길"
안철수·조경태 탈락…찬탄 표심 결선 향배 가를 듯
- 박기현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반탄(탄핵 반대)파 김문수·장동혁 후보가 22일 나란히 결선에 오르는 이른바 '김앤장' 대결이 성사되면서, 찬탄(탄핵 찬성)파 표심이 두 후보 중 누구에게 향할지가 결과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친한동훈(친한)계 내부에서는 장 후보가 "한 전 대표보다 전한길에게 공천을 주겠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만큼, 김 후보가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찬탄 지지층들은 실제 김 후보를 선택하기 보다 투표 포기로 귀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탄핵 찬반을 떠나 당의 활력을 바라는 당내 여론이 장 후보쪽으로 쏠릴 가능성도 남아 있다.
친한계 초선 의원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지지층 내에서는 한동훈 전 대표를 자신의 선거 수단으로 삼았던 장 후보에 대한 비토 기류가 강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의원은 "한 전 대표보다 전한길 씨에게 공천을 주겠다고 한 발언은 본인도 하고 난 뒤에 뜨끔했을 것"이라며 "감정을 건드렸다"고 평가했다.
장 후보는 지난 19일 마지막 TV 토론에서 '내년 재보궐 선거 후보 공천에서 한 전 대표와 전 씨 중 누구를 공천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전 씨를 택하며 "열심히 싸워온 분"이라고 답한 바 있다.
한 전 대표는 당내에서 '찬탄파 대주주'로 꼽힌다. 지난 4월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에서 김 후보(56.53%)와 함께 '최후의 2인'으로 올라 합산득표율 43.47%를 얻었다. 한 전 대표는 당원 투표에서도 38.75%에 달했다.
한 전 대표의 마음이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표심이 휘청일 수 있는 구조다. 전당대회 기간 내내 이른바 한심(韓心)이 어떤 후보에 있는지를 두고 찬탄 후보들 간 물밑 경쟁이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로선 한때 친한계 핵심이었다가 돌아선 장 후보보다 김 후보에게 더 유리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친한계 신지호 전 의원은 "아무래도 덜 미운 놈을 찍으려고 하겠다"며 "김 후보는 겉으로나마 한 전 대표 등 모두 '다 함께 간다'고 하지만 장 후보는 당대표가 되면 '(친한계는) 알아서 나가야 된다'고 한다"며 김 후보 손을 들었다.
김 후보 측도 전당대회 초반부터 찬탄 세력까지 끌어안고 가겠다는 입장을 유지한 것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후보 측은 "상대가 좌표 이동을 하든, 뭘 하든 간에 우리는 통합론을 줄곧 얘기해왔다"며 "장 후보가 입장을 미세 조정해도 그게 선거 판도에 영향을 줄 것 같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에게 찬탄 진영 내 여론이 더 우호적인 건 사실이지만, 지지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있다. 김 후보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원할 경우 재입당을 받겠다"고 하는 등 당내 찬탄 세력이 용인하기 어려운 주장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다른 친한계 초선 의원은 "반탄 후보들만 결선에 올라가면 지지자들이 실망감 때문에 투표를 안 할 것"이라며 "김 후보가 전한길 씨에 대해 나름의 거리두기를 하는 것도 찬탄 표를 의식한 것으로 보이지만, 김 후보에 대한 투표로 이어질 것 같진 않다"고 전망했다. 친한계 재선 박정하 의원도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두 후보 모두에) 크게 관심이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결선 구도가 아예 바뀔 경우 표심이 다른 요인에 의해 움직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찬반으로 나뉘어진 종전의 구도에서 결선이 반탄 간 차이가 드러나는 구도로 새롭게 짜여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장 후보 측은 "장 후보가 얘기해왔던 '끝이 아닌 시작인 사람 대 미래 권력이 아닌 사람'의 대결로 흘러간다면 유리할 수 있다고 본다"고 봤다.
당 관계자는 "지난 대선 경선 때 한 전 대표를 뽑은 당원 가운데는 한 전 대표의 지지층도 있겠지만, 한 전 대표의 비전에 동의한 사람도 있을 것"이라며 "이들은 찬탄·반탄 논쟁과는 별개로 김·장 후보가 보여주는 당의 비전에 따라 움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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