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컨벤션 효과' 野 전대 '패자부활전' 푸념…마이너리그 최고위원
혁신 갈등·극우 논란·소모적 설전에 당내 '기대 실종'
지도부 '컷오프 검토' 극약처방에도…"당 20년 전으로 돌아간 듯"
- 한상희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다시 국민이다'를 슬로건으로 내건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가 31일 약 3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 안팎의 기대감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현재로선 대선 후보 프리미엄이 있는 김 전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에이스리서치가 뉴시스 의뢰로 지난 28~29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층 중 34.9%가 김 후보를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답했다. 장동혁·주진우·안철수 순으로 뒤를 이었다. (무선전화번호 RDD 방식,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 전 후보의 강성 이미지와 극우 논란은 한계로 지적된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한길 씨가 무슨 극우인가"라고 말하는가 하면, 당대표 후보들에게 공개 질의서를 보내겠다는 전 씨의 제안에 '답할 수 있는 내용이라면 당연히 한다"고 밝혔다. 한국사 강사 출신 전 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유튜버다.
한 야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왕창 깨진 대선에서 정신 못 차리고 반발만 일삼다 이듬해 지방선거에서 더 크게 깨진 2017년 홍준표 모델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며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 강성 보수 성향 유튜버 전한길·고성국 씨 같은 인물들과의 보수 대통합은 김문수가 할 수도 있겠다"고 꼬집었다.
당권 구도는 '찬탄'(탄핵 찬성)과 '반탄'(탄핵 반대)으로 나뉘고 반극우 연대도 꾸려지고 있지만 비전 경쟁보다는 소모적인 공방과 설전이 되풀이되고 있다.
조경태 의원은 채널A라디오에서 주진우 의원을 향해 "혁신 후보가 아니다"라고 했고, 안철수 의원에 대해서는 "(특검 수사를) 이상한 프레임으로 인식해 표현한다"며 비난했다. 주진우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찬탄이냐 반탄이냐는 당의 분열만 획책하는 논쟁"이라고 했다.
당원들 사이에선 마땅히 선택할 인물이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새 인물로 주목받는 장동혁 의원은 강성 보수 성향으로 극우 논란이 뒤따르고, 주진우 의원은 찬탄(탄핵 찬성)과 반탄(탄핵 반대) 사이에서 입장이 모호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최고위원 후보군 역시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원외 인사들이 다수 포진했고, 청년최고위원에 우재준 의원이 유일한 현역으로 이름을 올렸다.
더 큰 문제는 논란의 인물들이 대거 출마했다는 점이다. "구국의 결단 비상계엄령 선포 적극 지지" 글로 도마에 올랐던 김소연 변호사, 설화로 제명됐던 류여해 전 최고위원, 당원권 정지 1년의 징계를 받았던 김재원 전 최고위원까지 모두 최고위원에 도전장을 냈다.
이에 대해 지도부는 컷오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해당행위나 부정적 영향을 끼친 인물에 대해서는 당헌·당규에 따라 기준을 적용해 컷오프가 가능하다"며 "서류 심사에도 여러 행동, 과거 언행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전대 국면에서 이어지고 있는 혁신 갈등, 극우 논란, 네거티브 설전 등이 컨벤션 효과를 실종시켰다는 평가다. 이대로는 지지율 반등은커녕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당 지지율은 한국갤럽 7월 셋째주 19%, 전국지표조사(NBS) 7월 넷째주 19%, 리얼미터 7월 둘째주 24.3% 등 2020년 9월 당명을 바꾼 후 최저 수준이다.
한 재선 의원은 "출마자 면면을 보면 당이 20년 전으로 회귀한 듯 하다"며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찬탄 후보들을 향해서도 "공방을 멈추고 한목소리로 큰 틀에서 당 위기를 돌파하려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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