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50일 비대위' 마침표 찍고 퇴임 회견…보수 방향 제시한다
보수 재건 방향 언급하고 추가 개혁안도 발표할 계획
대선 앞두고 깜짝 발탁…주류 반발에 각종 개혁 좌초
- 한상희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임기를 마치고 물러난다. 지난달 11일 '대선 후보 교체 파문'으로 사퇴한 권영세 전 비대위원장 후임으로 지명된 지 50일 만이다.
당내 최연소 의원(1990년생)으로 파격 기용됐던 김 위원장은 "국민이 놀랄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강력한 개혁 의지를 드러냈지만, 당 주류의 견고한 벽을 넘지 못한 채 퇴장하게 됐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7주간의 소회와 함께 보수 정당의 재건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그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보수 정당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큰 틀의 방향성과 과제를 공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추가 개혁안도 발표할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대선을 불과 20여 일 앞두고 김문수 당시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에 의해 비대위원장으로 전격 발탁됐다. 수도권 지역구(경기 포천·가평)를 둔 최연소 의원으로, 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에 참여하고 후보 교체에 반대한 이력으로 주목받으며 보수 진영의 기대를 모았다.
지명 다음날인 5월 12일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는 "국민의힘이 배출한 대통령의 계엄이 잘못됐다는 것, 그리고 당 스스로 대통령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마땅한 책임을 지우지 못했다는 것을 과오로서 인정해야 한다. 젊은 보수 정치인으로서 뼈 아프고 반성한다"고 공식 사과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이후 개혁 행보는 줄곧 당 주류의 반발에 막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15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탈당을 권고한다"고 밝혔지만 다음날 "윤 전 대통령의 결정 여부는 지금 상황에서 중요하지 않다"고 한 발 물러섰다. 옛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의 거센 반발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선 패배 직후 '5대 개혁안'을 발표하며 자신의 임기를 "개혁을 완수할 때까지"라고 규정했지만, 혁신위원회 구상을 띄운 송언석 원내대표와 이견을 좁히지 못한 끝에 결국 정해진 임기만 채우고 물러나게 됐다.
5대 개혁안 중에서는 9월 전 전당대회 개최만 유일하게 관철됐다. 나머지 핵심 과제였던 윤 전 대통령 탈당 반대 당론 무효화, 후보 교체 파문에 대한 당무감사 등은 당내 반발로 인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은 오는 8월 전당대회가 열릴 때까지 송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임하는 '원톱'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송 원내대표는 전날(29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도 좋은 아이디어를 제시했다"며 "혁신위를 통해 혁신 방향을 논의하고 의견을 수렴해 당 체질을 개선해 나가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비록 가시적 성과를 남기지는 못했으나, 혼란의 시기 속에서 쇄신의 깃발을 든 젊은 지도자로서 일정한 정치적 자산을 쌓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내 일각에선 그를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하는 목소리도 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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