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압박 견디고 완주한 이준석…차세대 보수주자 입지·확장성은 과제
당원 2배 가까이 증가…수도권·충청·영남권 고른 득표
TV토론 원색적 발언 여파 속 2030 여성 지지율 확보 한계
- 이기림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최종 득표율 8.34%를 기록하며 21대 대선을 마무리했다. '두 자릿수 득표율'이라는 목표는 이루지 못했지만 제3지대 후보로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적잖다.
특히 국민의힘으로부터의 '단일화 압박'을 견디고 완주하면서 '소신 있는 정치인과 정당'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선거를 치르면서 개혁신당 당원 수를 2배 가까이 늘렸고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율을 보이면서 표면적 성과가 나타났다. 이로써 '차세대 보수주자'로서 입지를 다지게 됐다.
다만 출구조사 기준으로 2030 남성에게 20~30%대 지지를 받았음에도 2030 여성에게는 9~10%대 지지에 그친 점, 유권자 숫자가 많은 다른 연령층에서는 지지율이 높지 않은 점 등 세대와 성별의 높은 벽에 가로막혔다는 것은 한계로 지적된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는 지난달 12일 이번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한 자릿수 지지율을 보여왔다. 이 후보는 그러나 지난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두 거대 정당 후보를 이기는 '동탄 모델'을 꾸준히 강조하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선거 막판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10%대 지지율까지 올라섰다.
최종 득표에서는 이에 미치지 못했지만 이 후보와 개혁신당은 '반(反)이재명' 빅텐트론을 주장하는 국민의힘과의 단일화에 선을 긋는 등 결과적으로 대선 완주에 성공한 후보이자 정당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특히 이 후보는 '반계엄, 반내란'을 강조하는 등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탄핵에 설왕설래하던 국민의힘과 확실한 거리두기로 차별화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개혁신당 당원 수는 6만여 명에서 약 12만 명까지 2배 가까이 늘어났고, 이는 전국적으로도 고른 득표율을 얻을 수 있는 발판이 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는 최고 득표율을 기록한 서울에서는 전국 득표율 8.34%보다 높은 9.94%, 세종과 대전에서는 각각 9.89%와 9.76%를 기록했다.
경기 8.84%, 대구 8.29%, 경남 7.47% 등에서도 주목할 만한 수치를 얻었다.
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에 출연해 "제3후보가 완주하는 게 쉽지 않고, 특히 8%대 이상의 득표라는 것은 거의 불가능의 영역"이라며 "(이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상당히 선전했다"고 평가했다.
개혁신당은 공직선거법상 선거비 보전을 받는 득표율에 이르지 못했으나 후원금 내에서 이를 처리해 당 재정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후보자 득표수가 유효 투표 총수의 15% 이상이면 정당 또는 후보자가 지출한 선거 비용은 전액 보전된다. 10% 이상, 15% 미만 득표 땐 절반이 보전된다.
김성열 개혁신당 수석대변인은 "선거로 이익을 보는 게 아니기 때문에 흑자, 적자라는 표현이 적절하지는 않지만 빚을 지지 않고 선거를 치렀고 재정 계획에 맞게끔 운용했다"며 "당 재정에 타격이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이 후보의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점은 아쉬운 점으로 지적된다. 주로 2030세대로부터 지지를 받은 점, 여기에서도 '남녀 갈라치기' 이미지 등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평이다.
출구조사 기준으로 30% 수준의 2030 남성 지지율에 비해 20대와 30대 여성 지지율은 10.3%, 9.3%에 그쳤다.
이 후보가 지난달 27일 3차 대선 TV토론회에서 여성 신체와 관련해 원색적 발언을 한 것은 추가 지지율 상승에 발목을 잡았다고도 평가된다.
김 수석대변인은 "저희가 어떤 걸 선언한다고 하루아침에 받아들여지는 건 아니기 때문에 꾸준히 소수와 약자를 대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저희의 진정성을 알아주실 거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유권자들 사이에 제3후보에 대한 '사표 방지 심리'가 작용하면서 최종적으로 10% 득표율에 실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이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득표율의 단순 합계가 이재명 대통령보다 높았다는 점에서 이 후보가 단일화에 응하지 않아 선거에 패배했다는 책임을 물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도 알려진다.
개혁신당은 이 후보와 김 후보 간 지지층이 확연히 다르고 특히 이 후보를 주로 지지한 2030세대의 경우에는 김 후보와의 단일화 땐 아예 투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았다는 점 등에서 국민의힘이 패배 면피에 나서는 것으로 보고 대응할 전망이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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