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년 檢수사' 대수술에 겨우 18일…위장탈당·회기쪼개기·동물국회 얼룩

민주, 지난 15일 '검수완박' 당론 법안 제출…민형배 '꼼수 탈당'으로 여야 극한 대치
지난 22일 박병석 중재안에 여야 합의했으나…국민의힘 사흘만에 합의 파기에 '동물국회' 오명까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두번째 법안인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를 다루는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안이 통과 된 후 본회의가 산회하자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2022.5.3/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이준성 기자 = 검찰의 수사·기소권을 분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이 3일 모두 국회 문턱을 넘었다. 이날 오후 국무회의를 거쳐 공포될 예정이다. 이른바 '검수완박'(검찰의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은 더불어민주당이 당론 법안을 제출한 지난 15일 이후 18일 만에 입법 절차를 완료했다.

1949년 검찰청법 제정 이후 73년만,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이후 68년 만에 형사사법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데 불과 한달도 채 걸리지 않은 것이다.

특히 입법 과정에서 민형배 의원이 법안 강행 처리를 고려해 민주당을 위장 탈당하고 '회기 쪼개기'가 등장하는 등 여러 '꼼수'가 동원되고,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사흘 만에 여야 합의를 파기하는 등 오점을 남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의 강행 처리를 막기 위해 국민의힘 의원들이 법사위 회의장을 물리적으로 점거하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박벽석 국회의장의 본회의 입장을 막는 과정에서 의장실 측 간 고성과 몸싸움이 난무하는 등 입법 과정에서 '동물 국회'가 재현된 것도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민주당은 지난 3월 24일 박홍근 원내대표의 선출에 발맞춰 검수완박 입법에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 민주당이 지난 4월 12일 의원총회를 열고 검찰의 수사권을 폐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4월 국회에서 처리키로 당론을 채택하며 전운이 고조됐다.

민주당의 당론 채택 이후 하루 만인 지난 13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며 민주당 내 법안 강행 처리 목소리는 더욱 커졌고, 지난 15일 검찰의 6대 중대범죄에 대한 수사권을 경찰로 이양하는 내용과 법 시행을 3개월 유예하는 방안 등이 담긴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당 소속 의원 171명 전원의 서명으로 대표 발의하며 여야 강대강 대치 국면이 이어졌다.

지난 18일부터는 검수완박법 법안 심사를 위한 법사위 1소위가 열렸지만, 막말과 고성 등이 오가며 밤샘 공방 끝에 소위가 파행되는 등 극한 대치가 이어졌다.

민형배 의원의 '위장 탈당'은 이같은 대치 구도에 정점을 찍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안건조정위원회를 구성해 법안 심사 지연 작전을 쓸 것을 대비해 민주당 성향 무소속 의원인 양향자 의원을 법사위에 배치해뒀는데, 양 의원이 법안 처리에 반대 의사를 밝히며 민 의원이 지난 20일 민주당을 탈당한 것이다.

박병석 국회의장(가운데)과 더불어민주당 박홍근(왼쪽 두 번째),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왼쪽 네 번째)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관련 국회의장 중재안에 합의한 후 합의문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박 원내대표, 박 의장, 권 국민의힘 원내대표,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 2022.4.2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단독 처리 수순을 밟던 검수완박 법안에 제동을 걸고 전환점을 만들어낸 사람은 박병석 국회의장이었다.

박 의장은 지난달 22일 여야에 검찰의 직접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되 직접수사권을 한시적으로 유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중재안을 제시했다. 이에 여야가 의원총회를 통해 중재안 수용에 합의하며 검수완박 법안은 4월 임시국회 내 합의 처리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다만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이틀 뒤인 지난달 24일 선거·공직자 범죄 수사에 미흡한 점이 있다며 재논의를 요구하고 나서며 다시 갈등 국면으로 접어들었고, 지난 25일 국민의힘 최고위 논의 끝에 여야 합의안은 사흘 만에 파기되는 파국을 맞았다.

지난달 27일 새벽에는 박광온 법사위원장이 법사위 전체회의에 검수완박 법안을 상정해 처리하려는 걸 막기 위해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법사위 전체회의에 앞서 위원장 석을 점거하며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검찰청법 표결을 앞둔 지난 30일에는 박 의장의 본회의장 진입을 막기 위해 국민의힘 의원들이 점거 농성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박 의장을 막아서는 의원들과 이를 제지하는 국회의장실 직원들이 뒤엉켜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6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 참석하는 도중 국민의힘 의원들의 항의를 받고 있다. (공동취재) 2022.4.30/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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