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윤미향 확전…'진보의 부패' 공세에 與 '친일 대 반일' 반격
윤미향 "보수언론·통합당 만든 모략극…탈탈 털린 조국 생각나"
여야도 '친일' vs '진상규명'…시민단체도 가세하며 혼전
- 김진 기자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을 지낸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인을 둘러싼 논란이 '친일 대 반일' 등 프레임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보수 야권이 '진보 진영의 도덕성 문제'로 몰아가며 '진상 규명'을 소리높여 외치는 가운데 여권에서는 '친일·보수의 공격'을 막아내야 한다는 입장이 나오고, 시민단체들까지 가세하며 확전되는 양상이다.
윤 당선인은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을 "30년간 계속된 세계적인 인권운동의 역사적 성과를 깔아뭉개고, 21대 국회에서 더욱 힘차게 전개될 위안부 진상규명과 사죄·배상 요구에, 평화인권운동에 찬물을 끼얹으려는 보수언론과 미래통합당이 만든 모략극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규정했다.
그는 "굴욕적인 한일 위안부 협상을 체결하고 한마디 사과조차 하지 않은 통합당에 맞서겠다. 일제에 빌붙었던 노예근성을 버리지 못한 친일언론에 맞서겠다"며 "'위안부는 매춘'이라는 시각을 조금도 바꾸려 하지 않는 친일학자에 맞서겠다"고 했다.
또 자신을 향한 언론의 취재활동을 설명하며 "6개월간 가족과 지인들의 숨소리까지 탈탈 털린 조국 전 법무장관이 생각나는 아침"이라고 쓰기도 했다.
윤 당선인은 지난 7일 위안부 피해 생존자인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이 할머니는 윤 당선인이 이사장을 지낸 정의기억연대의 수요집회 후원금 사용을 비판하며 "윤씨가 국회의원을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또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내용을 사전에 알고도 피해 할머니들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본격적인 해명에 나선 윤 당선인과 더불어 여당 의원들도 힘을 보태기 시작했다.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윤 당선인의 해명글을 공유하며 "정의연과 윤 당선인에 (대한) 보수진영의 공격이 한창"이라며 "완전하게 친일청산을 하지 못한 나라의 슬픈 자화상"이라고 적었다.
이어 이날 서거 51주기를 맞은 독립운동가 운암 김성숙 선생을 거론하며 "공격 당하는 윤 당선인을 보면서 친일청산과 독립유공자 예우야말로 동전의 양면임을 다시금 확인한다"고 했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정의연과 윤미향을 응원한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을 핑계로 정의연과 윤 당선인에 대한 보수진영의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번 사건을 미래통합당과 '친일언론', '친일학자'들이 총동원된 사건이라 규정하며 "오늘 침묵한다면 보수 망나니의 칼춤은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의 목덜미를 겨누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병두 민주당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서 "전시 여성 인권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해 세계인권운동사에 획기적인 전기를 만든 정의연에 대한 공격이 도를 넘었다"며 "이 공격이 친일 사관에 빠져있거나 한일 간 과거사를 불가역적으로 봉합해야 한다고 보는 세력들에 의해서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도 경계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통합당은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과 함께 진상규명TF 구상에 착수했다. '친일'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박근혜 정부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이었던 조태용 당선인과 윤봉길 의사 장손녀인 윤주경 당선인 등도 참여시킨다는 방침이다.
윤 당선인과 정의연에 수요집회 기부금 사용 내역이 담긴 '회계 명세' 등을 공개하라는 공세도 이어졌다.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당선인이 떳떳하다면 기부금의 세부지출내역을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용태 통합당 의원은 한 방송사 인터뷰에서 "자꾸 거짓말을 하면 리플리 증후군이 된다"며 "정의연은 깨끗하게 할머니들의 뜻을 다 세워서 진실을 얘기하라"고 했다.
민생당·정의당 등 친여 성향의 야당들은 아직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정의당은 관련 논평을 내지 않고 논란을 주시하고 있으며, 민생당은 '프레임 대결'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김형구 민생당 상근부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문제의 핵심은 기부금의 세부 내역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라며 "윤 당선인과 민주당은 이를 이념 대립의 프레임으로 몰아가 야당의 정치적 공세로 돌려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프레임 대결'은 정치권을 넘어 시민단체로도 번지는 모습이다. 시민단체 '반일동상진실규명공대위'와 '바른교육권실천행동' 등 보수단체가 전날 윤 당선인을 검찰에 고발한 데 이어, 반일·진보성향 시민단체 다수는 잇달아 정의연에 대한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전날 한국여성민우회와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34개 여성단체는 '최초의 미투 운동이었던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우리의 운동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연대 성명을 발표했으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과거사청산위원회와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의문사지회 등 과거사 관련 21개 시민사회단체도 정의연 지지 성명을 냈다.
soho0902@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