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만 대선?…바른정당 '사퇴론' 속 분위기 '뒤숭숭'

각당 대선분위기 '후끈'한데 바른정당은 내홍 속 '냉랭'
이종구 등 '유승민 사퇴'론 거론 속 당직자들은 '한숨'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가 제19대 대통령 선거운동일 첫날인 17일 오후 경기 성남시 수정구 중앙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7.4.17/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5·9 장미대선이 21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바른정당은 유승민 후보만 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7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각 정당 소속 의원들은 후보 띄우기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지만 바른정당은 일부 의원들은 공식 석상에 유승민 사퇴론을 거론하면서 가뜩이나 지지율 저조로 우울한 당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당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종구 정책위의장은 최근 기자단과 오찬 자리에서 유 후보의 지지율 저조를 거론하면서 "유 후보를 최선을 다해 지원하지만 29일까지 원하는 지지율이 나오지 않으면 현실적인 판단을 할 수밖에 없다"며 조용한 사퇴론을 주장했다.

이후 이 부위원장은 개인적 의견이라며 해명을 했지만 당내 일부 의원들의 속내가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하며 기세좋게 탈당-창당을 했지만 당 지지율이 주춤하자 향후 있을 총선에서의 '의원직 유지'라는 현실적 문제를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공식 유세 첫 일정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유 후보는 대역전 드라마를 시작하겠다며 인천상륙작전 기념관을 첫 유세장소로 정했지만 이 자리에 참석한 의원들은 20명 정도였다.

그마저도 공동 선대위원장인 김무성, 정병국, 주호영 의원을 비롯해 해당 지역구 의원와 유 후보를 적극 지지하는 홍철호, 유의동, 지상욱 의원 등만이 얼굴을 비쳤을 뿐이다.

특히 김 위원장 등 당 주요 인사들은 짧은 인사말만 남긴 채 이후 일정에는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

당내에서는 사퇴론이 제기되는 배경에는 대선 승리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굳이 선거비용을 쓰기보다는 당선이 유력시되는 정당에 도움을 줘 지분을 나눠 가지자는 것이다.

하지만 사퇴론을 주장하는 의원들조차도 이후 당 운영 방향에 대한 이견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조용한 사퇴론을 주장하는 쪽은 후보 사퇴를 통해 국민의당에 도움을 준 뒤 대선 이후 국민의당과 통합을 하자는 반면, 다른 의원들은 자유한국당과 합당을 주장하는 등 당내 분위기는 어수선하기만 하다.

다만 이들의 주장은 모두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당초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양강구도를 형성하기 전에는 후보단일화 혹은 합당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양강 구도를 형성한 이후에는 호남을 기반으로 한 국민의당이 굳이 보수진영의 정당과 손을 잡는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또 한국당과의 합당 역시 이미 탈당을 통해 '배신자'로 찍힌 상황에서 다시 합친다고 해도 이들에 대한 공천 등 불이익이 뻔한 상황일 뿐 아니라 결국 도로 '친박당'이라는 여론의 매서운 질타가 예고돼 있을 뿐이다.

이에 자강론을 주장하고 있는 바른정당 소속 의원들의 한숨만 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한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지금 유 후보의 낮은 지지율을 가지고 사퇴를 주장하는데, 지금 우리당 지지율이 몇%냐, 말이되냐"고 토로했다.

당직자들 역시 우울하기는 마찬가지다. 한 당직자는 "가뜩이나 분위기 안좋은데 이게 뭐냐"며 "정말 일할 맛이 안난다. 이러다가 정말 당이 깨지는 거 아닌가 걱정이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j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