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지방선거제도 개혁안 놓고 격렬 공방

區의회 폐지·단체장 연임횟수 제한 등 與 안에 野 반발 첨예

(서울=뉴스1) 김현 기자 = 새누리당 당헌·당규개정특위(위원장 이한구 의원)는 현행 3연임인 광역 및 기초단체장 임기의 2연임 축소, 특별·광역시의 기초의회(구의회) 폐지, 광역단체장-교육감 러닝메이트제 또는 공동후보등록제 등의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주요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중앙당의 '줄세우기' 논란을 근절하기 위해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 등 상향식 공천제 도입도 검토 중이다.

특위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지방자치제도 개선안을 마련했으며, 조만간 특위 차원에서 최종 결론을 내린 뒤 당 지도부에 공식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4.1.5/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새누리당은 이같은 개혁안을 국회에서 가동중인 정치개혁특위에 넘겨 입법화를 시도할 방침이나 민주당 등 야권은 여기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서 지방선거제도 개혁안을 둘러싸고 첨예한 대립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특별, 광역시 기초의회 폐지 문제는 현재 당론으로 모아지고 있다"며 "서울시와 경기도에서만 각각 100여명의 지방의원이 줄어들게 되는데 전국적으로 따지면 엄청난 숫자다. 기초의회 폐지로 인한 불이익보단 이익이 굉장히 많다"고 주장했다.

홍 사무총장은 특별, 광역시 이외의 시·군 단위의 기초의회와 관련해선 "현행 중대선거구제로 인해 민심이 왜곡되며 원하지 않는 당의 후보가 당선되는 문제가 있다"며 "이런 문제의식에서 소선거구제로 전환해야한다는 게 당내 중론"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광역 및 기초단체장의 연임횟수와 관련해선 현행 3연임을 2연임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현역 단체장이 다음 선거를 의식해 예산과 인사를 선거용으로 쓰는 경향이 없지 않는 데다 최장 12년까지 재임이 가능한 탓에 권한이 집중될 뿐만 아니라 지역토호 세력과의 야합을 통해 지역발전이 오히려 더뎌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다만 광역단체장이 2연임을 한 후 한 번 쉬었다가 다시 출마하는 것은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교육감 선거의 경우엔 정당 공천이 이미 폐지된 것을 고려해 광역단체장과 러닝메이트 또는 공동후보등록제를 도입해 사실상 교육감에 대한 정당 공천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했다.

새누리당의 이 같은 방안의 추진은 기초선거 정당공천제의 폐지보단 '보완'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홍 사무총장은 "정당공천제 폐지와 관련해서 당에서 확실하게 정해진 게 없다"면서도 "최근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진행한 전문가 간담회에서 교수들이 이구동성으로 여성·청년 등 사회 소외계층을 위해서라도 공천제 폐지는 말이 안된다는 의견을 냈다"고 주장했다.

홍 사무총장은 "정당공천제만 폐지되면 정치가 새로워지고 업그레이드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면서 사실상 정당공천제 '유지'에 무게를 실었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 2014.1.5/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새누리당의 이 같은 방침에 "대선공약 물타기"라며 즉각 반발했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새누리당이 아주 전술적인 차원에서 이 주장을 들고 나왔다"며 "대선 공약이었던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요구를 물타기 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 원내대표는 "지방자치제도를 지키는 것이야말로 풀뿌리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라면서 "새누리당은 논란이 있는 새 제안보다는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 문재인 후보, 안철수 후보가 공통적으로 공약한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에 우선 합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용진 당 대변인도 이날 현안 브리핑을 통해 "풀뿌리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자고 했더니 민주주의를 뿌리째 뽑겠다는 새누리당"이라며 "(이번 방안은) 한마디로 지방자치와 정치개혁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마구잡이 방안이고 풀뿌리 민주주의를 바로 잡자는 제안에 민주주의와 지방자치를 뿌리째 뽑겠다는 엉뚱한 발상을 내놨다"고 성토했다.

박 대변인은 "지금까지의 정치개혁과 지방자치제도 개선 논의에 혼선을 야기하고 기초공천폐지 대선공약 말바꾸기를 위한 사전정지작업 의도에서 비롯된 것일 뿐"이라면서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이런 의도에 말리지 않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도 이날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 영입 관련 기자회견에서 "당선된 박근혜 대통령의 선거 공약이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였고, 문재인 후보도 같은 공약을 했다"며 "그럼 저희 의견과 상관없이 약속을 지키는 것이 맞다. 정치권이 얼마나 국민들에게 약속을 지키는지를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정당공천 폐지 문제"라고 지적했다.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