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朴정부 성패 가를 집권 2년차 甲午年…6월 지방선거 분수령

정권 중후반까지 이어질 국정 동력 회복 여부 관건
지방선거 결과 따라 향후 국정운영 방향 중대 기로
경제, 대북 관계 변수 상존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2월 30일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3.12.30/뉴스1 © News1 박철중 기자

(서울=뉴스1) 김유대 박상휘 기자 = 박근혜 정부의 갑오년 새해 집권 2년차에는 정권 전체의 명운과 성패가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중대한 도전이 놓여 있다.

숨가쁘게 집권 1년차를 달려왔지만, 국민들의 피부에 와닿을 만한 성과는 부족하다는 게 중론이다. 오히려 출구 없는 여야 대치로 정권 초반 동력이 떨어질대로 떨어진 상태다. 여야 정치권은 물론이고 박근혜 정부를 향한 대중의 피로감은 누적됐다. 박근혜 대통령 입장에선 가시적인 성과물을 내놓기 위해 집권 2년차에 모든 힘을 쏟아부어야만 하는 처지인 것이다.

하지만 집권 2년차에 펼쳐질 상황은 결코 녹록지 않다. 6월 실시되는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비롯해 정치·경제·외교·안보 등 전분야에 걸쳐 만만치 않은 도전 과제들이 박근혜 정부 앞에 펼쳐져 있다.

지난 과거 정부를 되돌아봐도 집권 2년차 정권은 안팎으로 수많은 위기와 맞닥뜨려야 했다.

직전 이명박 정부는 집권 직후 찾아온 '촛불정국'에 허덕이다 취임 반년만에 7.4%라는 충격적인 지지율 성적표를 받아들기도 했다. 세계 경제 위기에 발목이 잡혔고, 세종시 수정안 파문으로 여권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등 총체적인 난국을 헤쳐나가야 했다. 노무현 정부 역시 집권 2년차인 2004년 사상 초유의 탄핵 사태를 겪었다.

5년 임기 가운데 여론의 지지와 정권 초반 동력을 토대로 앞으로 치고 나갈 수 있는 집권 2년차에서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남은 임기 역시 상당한 어려움에 놓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朴정부 집권2년차 분수령 6월 지방선거전문가들은 6·4 전국동시 지방선거를 박근혜 정부 집권 2년차의 분수령으로 꼽고 있다. 박 대통령의 취임 이후 실시된 두 번의 재보궐 선거는 사실상 여당의 승리로 돌아갔다. 하지만 이를 놓고 박근혜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로 규정하기에는 규모면이나 지역 편중 등에서 한계가 있었고, 6월 지방선거가 사실상 박근혜 정부에 대한 첫 중간 평가 성격을 띠게 된다.

이내영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집권 2년차의 변수는 무엇보다 지방선거"라면서 "지방선거의 경우 정권 심판 성격을 강하게 보여왔기 때문에 야당에 유리한 측면이 있는데다 정부와 여당이 뚜렷한 성과를 내놓지 못하면 여권에 만만치 않은 선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선거 결과에 따라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향후 국정운영 방향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지방선거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새누리당이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거둘 경우 집권 1년차 때 보여 준 '무기력한 여당'의 모습에서 벗어나 박근혜 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역할이 가능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선거에서 패할 경우 국정추진 동력을 상실하는 것은 물론이고, 여기다 안철수 신당 등 야권발 정계 개편 등과 맞물리게 되면 박근혜 정부로선 상당한 부담을 떠안고 집권 2년차를 보낼 수 밖에 없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내년 지방선거는 박근혜 정부의 중반기 국정운영이 탄력을 받느냐 안받느냐, 그리고 박 대통령이 당에 대한 장악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집권 1년차 정치권을 휩쓴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 사건을 둘러싼 논란 역시 내년 지방선거까지 이어지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선거 결과에 어떻게 작용할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박원순 서울시장. 2013.12.2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지방선거에서 최대 승부처는 역시 서울시장 선거 등 수도권이 될 전망이다. 새누리당으로선 민주당 박원순 시장이 버티고 있는 서울을 비롯해 자당 소속 김문수 도지사가 사실상 불출마 의사를 밝힌 경기도가 최대 승부처다. 충청권 중원 싸움 역시 여당으로선 만만치 않은 도전이다.

특히 서울시장의 경우 박 시장의 대항마로 내세워 확실하게 우세를 점하는 후보가 부상한 상태가 아니라는 점에 새누리당의 고민이 있다.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돼 오던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 등은 출마 여부와 관련해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고,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만이 출마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지난 대선 당시 새누리당은 서울에서 48% 대 51%의 득표율로 민주당에 뒤지는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또한 서울 지역 48명의 국회의원 가운데 새누리당 소속은 16명에 불과해 민주당 등 야당에 밀린다. 여기에 박 시장의 현역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새누리당으로선 결코 녹록지 않은 선거다.

여권내 잠재적인 후보군들이 서울시장 출마를 놓고 장고하는 것은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다. 다만 최근에 특정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 등이 박원순 서울시장을 누르는 결과가 나온 것이 새누리당에 고무적이지만 승리를 점치기에는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다.

새누리당 고위 관계자는 "전망이 확실히 서는 싸움이라면 누구라도 선뜻 나서겠지만, 사실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여전히 만만치 않은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나경원 전 의원을 보더라도 서울시장에 출마했다 낙선할 경우 져야할 정치적 부담은 대선 후보에 버금간다"고 말했다.

서울시장에 이어 가장 큰 승부처인 경기도지사 선거는 새누리당에서 원유철, 정병국 의원이 출마 채비를 하고 있고, 친박(친박근혜)계인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의 출마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민주당에선 김진표, 원혜영 의원이 경기도 탈환을 노리며 한판 대결을 예고하고 있어 여당으로선 역시 쉽지 않은 싸움을 펼쳐야 한다.

여기에 수도권과 충청권 등에서 안철수 신당의 파급력에 대해 새누리당이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안철수 신당이 야당의 표를 분산시킬 경우 새누리당으로선 생각보다 쉬운 선거를 치르겠지만, 선거를 앞두고 야권의 연대 움직임이 활발해질 경우 무시하지 못할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기 떄문이다.

호남권에서는 야당인 민주당이 안철수 세력과 사활을 건 건곤일척의 싸움을 벌여야 할 처지다.

지방선거 직후에 실시되는 7월 재보궐 선거 역시 박근혜 정부와 여당에게는 적지 않은 정치적 의미를 갖게 된다.

새누리당 김무성(왼쪽), 서청원 의원. 2013.11.2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與, 지방선거 전후 권력 지형 재편 예고집권 2년차를 맞은 여당 내부에서도 역시 지방선거를 전후로 권력 지형의 변화가 나타날 전망이다. 현재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체제의 임기는 지방선거를 앞둔 5월까지다. 당내에서는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지방선거 이후인 7월로 미루고, 과도기를 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 꾸리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무엇보다 관심이 가는 점은 차기 당권을 누가 거머쥐느냐다.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이 유력한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가운데 지난해 10월 재보궐 선거를 통해 국회로 복귀한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당안팎에선 서 의원을 통해 청와대가 친정체제 강화 및 김무성 의원 견제에 나설 것이란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이 역시도 7월 재보궐 선거 결과에 따라 향배가 달라질 수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패하게 되면 서 의원을 통해 친정체제를 구축하려던 박 대통령의 시도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집권 1년차를 보내는 동안 지나칠 정도로 청와대를 향해 '침묵'으로 일관해온 여당이 정부를 향해 제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도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집권 1년차 정부에 힘을 실어 줘야 한다는 이유로 당내 인사들 대부분이 주요 현안에 대해 입을 닫아왔지만 지방선거에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 경우 여당 내부의 소장파 등을 중심으로 박근혜 정부와 각을 세우는 목소리가 분출할 가능성이 크다.

◇'정치 실종' 집권 2년차도 되풀이?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댓글 의혹 사건으로 촉발된 여야 대치 정국은 지난 1년간 정치권을 휩쓸었다. 대선 기간 중 불거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논란을 두고도 정쟁이 이어졌다. 정부조직법 개정을 두고 여야 지도부와 청와대의 협상력 부재가 드러나면서 새 정부 출범 이후 한 달 가까운 시간을 허비했다.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은 국가기관의 총체적인 대선 개입 의혹으로 번지면서 정쟁이 새해에도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여야가 출구 없는 대치를 이어왔지만 박 대통령과 여야 사이의 '정치'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 여당 역시 박 대통령의 '눈치'를 보는데 급급해 야당과의 협상 등을 주도적으로 끌고 나가지 못하고 청와대만 바라보는 모습을 보였다.

박 대통령도 여야 대표와의 3자회담과 국회 시정연설 등을 통해 야당과의 소통에 나섰지만, 결국은 '빈손'으로 여야 정쟁만 더욱 가중시켰다는 얘기를 듣기도 했다.

국가정보원 개혁법안과 예산안 등 쟁점법안을 놓고 여야가 숨가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지난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나흘째 계속된 '철도민영화 저지와 을 입법·예산을 위한 철야농성' 현장을 찾아 의원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3.12.2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결국은 '경제'…"먹고사는 문제 해결해야"새해 펼쳐질 지방선거 결과가 어떠할지 등은 결국 경제 문제에 달렸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집권 1년차 3분기 경제지표가 호조세를 보이며 새해 경제 전망을 비교적 밝게하고 있지만, 국민들이 체감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기초연금 후퇴 논란 등에서 보여진 것 처럼 박근혜 정부의 복지 플랜도 얼마나 가시적인 성과물을 낼지 관심이다. 이내영 고려대 교수는 "결국은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쉽지 않은 문제"라면서 "정부가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다고 보여줘야하는데 여야 대치 정국이 이어질 경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 기조 가운데 하나인 창조경제 역시 새해에는 가시적인 성과물을 내놓아야 국정운영의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나치게 추상적이라는 비판이 이어져 온 창조경제가 새해에도 모호한 모습을 되풀이 할 경우 정권의 핵심 기조 가운데 하나가 흔들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경제활성화'에 묻혀 새누리당 내부에서 자취를 감춘 경제민주화 역시 박근혜 정부 집권 2년차를 평가하는 주요 잣대가 될 전망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최소한의 경제민주화는 지키는 척이라도 해야 한다"며 "체감경기 나빠질 경우 그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것이 경제민주화다. 경기를 살릴 수는 없어도 국가가 국민을 버리지 않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남북교류의 '최후 보루' 개성공단이 질곡진 한해의 끝자락 어둠이 짙게 깔린 개성의 밤하늘을 환하게 밝히고 있다. 2013.12.2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상대적 후한 평가 내려진 '외교'…대북 문제 관건전문가들은 대체로 집권 1년차 때 보여준 박 대통령의 외교 성과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후한 평가를 내렸다. 주변 4강과의 관계 정립과 세일즈 외교를 통해 나름대로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하고 있다는 점에 대체로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듯하다.

하지만 대북 관계에 있어 앞으로 박 대통령이 내세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지는 여전히 불확실성 속에 있다. 개성공단 중단과 남북 당국회담 무산 등 집권 1년차를 거치면서 남북 관계는 냉탕과 온탕을 끊임 없이 오갔다.

특히 장성택 전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처형 이후 북한 내부 상황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불확실성속에 놓여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내놨지만 신뢰를 형성하는 조치를 위해서 무엇을 했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면서 "신뢰라는 것은 서로 손뼉을 마주쳐야 하는 것인데 한 쪽은 신뢰라고 생각하고 한 쪽은 압박이라고 생각한다면 신뢰가 형성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y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