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공권력 투입 여파…국회 예산 심사도 삐걱(종합)
예산소위 회의 지연, 증액 심사 돌입 못해
26일 처리 물건너가…새해 코 앞까지 예산 진통 이어질 듯
국정원 개혁안도 변수로
- 김유대 기자
(서울=뉴스1) 김유대 기자 = 철도노조 파업에 대한 경찰의 공권력 투입 여파가 22일 시작될 예정이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계수조정소위)의 증액 심사에까지 미쳤다.
예산소위는 당초 이날 오후 2시부터 회의를 열고 지난 20일 완료한 1차 감액 심사 결과를 토대로 증액 심사에 나설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날 오후 철도노조 공권력 투입과 관련해 민주당의 긴급최고위원회가 열리는 등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회의는 예정 시간을 두 시간 넘긴 오후 4시께에나 열릴 수 있었다.
이마저도 여야 예결소위 위원들이 각 당의 증액 심사 원칙에 관한 의사진행 발언을 이어가면서 본격적인 심사 작업에는 들어가지도 못한 채 한 시간만에 정회됐다.
특히 민주당 소속 예산소위 위원들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철도노조에 대한 경찰의 공권력 투입을 강하게 질타하며 예산 심사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음을 경고했다.
예산소위 위원인 윤관석 민주당 의원은 "지금이라도 공권력 투입을 즉각 중단하고,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강력 촉구한다"며 "이후 발생할 모든 불행한 사태에 대해서는 정부가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정상적인 예산 심사를 위해서도 공권력 투입 중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예결위 야당 간사인 최재천 민주당 의원 역시 "민주노총에 대한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진입 시도에 대단히 유감"이라며 "노동을 배제하고, 적대시하는 민주주의 미래는 결코 희망이 없다"고 비판했다.
여야 원내지도부와 예결위는 예결위의 감액 심사에 속도를 내 오는 26일 또는 30일 잡혀 있는 본회의에서 예산안 처리를 시도할 계획이었지만, 예산소위의 증액 심사 작업이 첫날 부터 삐걱대면서 이같은 계획의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증액 심사 작업에 꼬박 열흘 가까이가 소요된 예년에 비춰보면, 불과 나흘 앞으로 다가온 26일에 예산안을 처리하는 것은 물리적인 시간상 한계가 따른다.
예결위 여당 간사인 김광림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지난해에는 증액 심사를 12월 3일에 시작했는데, 날짜를 계산해 보면 26일 처리는 불가능하다"면서 "30일 본회의 처리를 위해선 국회에서 심사가 끝난 뒤 정부의 작업이 3일 가량 걸리기 때문에 27일까지는 예결위에서 심사를 마무리 해야 한다"고 밝혔다.
당장 23일부터 증액 심사를 시작한다고 해도 김 의원의 말처럼 27일 이전까지 닷새만에 증액 논의를 끝내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통상 국회에서의 예산 증액은 감액 규모의 수준에서 결정이 된다. 예산소위는 지난 20일까지 총 8411억원 규모의 순감액 심사(증액 5391억원, 감액 1조 3802억원)를 1차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국회 각 상임위에서 예결위로 올라온 증액 의견은 10조원에 달해 증액 규모 차이가 현격한 상황이다.
게다가 증액 심사에서는 여야 이견 뿐만 아니라 각종 지역구 민원성 사업까지 끼어들면서 심사 속도가 더뎌질 수 밖에 없다. 특히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예산 증액 전쟁이 여야를 불문하고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심사에 상당한 진통이 따를 전망이다.
따라서 새해 예산안은 빨라야 오는 30일 본회의에서 처리되거나, 새해를 코 앞에 둔 31일 또는 해를 넘겨 내년 1월 1일이나 2일께 처리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새해를 하루 이틀 정도만 넘겨 예산안이 처리되더라도 준예산 편성이라는 사태까지는 피할 수 있다.
감액 심사 과정에서 여야 이견으로 보류된 항목 120여개에 대한 합의점 찾기 역시 여전히 예산안 처리의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
예산소위는 예결위 여야 간사인 김광림 새누리당, 최재천 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예산소위 내 여야 위원 각 2명씩으로 구성된 소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해 감액 보류 항목들에 대한 절충 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삭감 보류 항목들이 하나 같이 여야의 인식차가 현격한 사안들이어서 합의점 찾기가 쉽지 않다.
현재까지 예산소위는 야당의 문제 제기로 이른바 '박근혜표' 예산 등을 대거 보류했다.
민주당 등 야당은 박근혜 정부의 4대악 근절과 관련이 깊은 국민안전의식 선진화 사업 19억 9800만원과 '새마을 운동 세계화' 예산 23억원, 박근혜 정부의 핵심 기조 가운데 하나인 창조경제와 관련한 기반구축 사업 예산 45억원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심사를 뒤로 미뤘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 정책 공약 가운데 하나인 DMZ 세계 평화공원 조성 사업 예산 405억원 역시 야당의 반대로 보류 항목에 올라와 있다.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 논란과 관련해선 국가보훈처,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삭감 항목 전액에 대한 심사가 보류됐고, 이명박 정부의 4대강 후속 사업 예산 등도 무더기로 심사가 미뤄졌다.
국회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의 정치적 중립성 강화를 위한 제도개선 특별위원회'(국정원 개혁특위)의 국정원 개혁안 마련 역시 예산안 처리의 주요 변수다.
민주당 등 야당은 여야 4자회담 합의 결과를 토대로 예산안과 국정원 개혁안의 연계 처리 방침을 강하게 주장해 왔다.
국정원 특위 여야 간사인 김재원 새누리당, 문병호 민주당 의원은 이번 주내 합의점 도출을 목표로 물밑 조율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주요 쟁점 마다 여야가 현격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어 합의점 도출에는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한편 예결위는 이날 보건복지부 일반 회계 293억원과 안전행정부 특별교부세 293억원으로 경로당 냉·난방비 및 양곡비를 지원하는 증액안에 잠정 합의했다. 또한 국내산 육우 공급 등 군(軍) 급식의 질 향상을 위해 정부 제출 안보다 104억원을 추가로 반영할 방침이다.
y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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