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시정연설 D-4…여야, '내용' 놓고 기싸움 가열

野, 특검·특위 등 3대 요구사항 外 부자감세 철회도 요구…與 "시정연설까지 흥정하느냐" 비판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황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황찬현 감사원장·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관련,

(서울=뉴스1) 진성훈 기자 = 여야는 14일 오는 18일로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앞두고 치열한 기싸움을 벌였다.

민주당은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 사건 특별검사제 도입과 국가정보원 개혁을 위한 국회 특위 설치 등을 요구사항으로 내걸고 박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을 거듭 압박했다.

새누리당은 '대통령의 시정연설까지 흥정 대상으로 삼느냐'고 발끈했다.

유기준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요구한 특검도입, 국정원 개혁 특위 구성, 민생공약 실천방안에 대해 "특검 도입 문제는 현재 수사와 재판이 진행 중이고 국정원 개혁은 개혁안을 준비하고 있어 이를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고, 민생공약 실천방안은 현재공약 실천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 굳이 대통령 시정연설에 포함시키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일 이들 문제를 들어 또 다시 국회일정을 보이콧한다면 국회 복귀가 아니라 국회 협박, 나아가 국민 무시로 볼 수밖에 없다"며 "민주당은 국회 복귀가 진정 국가와 민생을 위한 것이라면 조건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심재철 최고위원은 전날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나온 시정연설 관련 발언들을 문제삼았다.

그는 "'어떻게 대통령 시정연설을 받아줄 수 있느냐. 대통령 입장 시 일어나지 말자. 박수치지 말자. 검은 넥타이로 항의 표시를 하자'는 등의 발언이 있었다고 한다"며 "또한 양특 구성, 민생공약 실천 등 자신들의 요구사항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을 연설에 담으라는 요구도 나오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없다면 다시 의사일정을 중단시킬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며 "대통령의 시정연설까지도 흠집 내기와 흥정의 대상으로 삼으려 하는지 행태가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강은희 원내대변인은 "대통령 시정연설을 흥정의 대상으로 삼고, 국회를 협박하고, 국민을 무시하는 민주당의 행태에 매우 실망스럽다"며 "국회 복귀가 진정 국가와 민생을 위한 것이라면 조건이 있어서는 안 된다. 국민의 뜻을 섬기는 책임 있는 제1야당의 모습을 보여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거듭 3대 요구사항에 대한 박 대통령의 답을 요구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고위정책회의에서 "민주당은 과거 문제에 매달릴 생각이 없고 정쟁에 몰두할 생각은 더더욱 없다. 민생 챙기기에 올인하고 싶다"며 "그런데 대통령은 여전히 과거와의 단절을 꺼려하고 있다"고 박 대통령에게 책임을 돌렸다.

전 원내대표는 "대통령만 바뀌어도 정국도 여야관계도 달라질 수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다시 한번 엄중한 심정으로 정중하게 박 대통령에게 촉구한다. 민주당은 헌정질서 파괴라는 명백한 범죄행위에 눈감고 있을 수도, 묵과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의 3대 요구사항도 과거에 매달리자는 것이 아니라 진상규명과 일벌백계를 통해서 앞으로의 재발을 막자는 것"이라며 "특검 도입, 국정원 개혁을 위한 국회 특위 구성, 민생공약 실천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고위정책-약속살리기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전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감사원장, 복지부 장관,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장병완 정책위의장은 3대 요구사항에 더해 재정운용 기조 전면 개혁에 대한 입장도 시정연설에 담을 것을 요구했다.

그는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불통 대통령이지만, 재정운용과 관련해 시정연설에 반드시 담아야 하는 민주당의 요구사항을 말씀드리고자 한다"며 "박근혜정부는 나라를 국고부족, 지방재정 파탄으로 내몰고 가는 재정운용 기조를 전면 개혁하고 MB정부의 감세기조를 계승하는 것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 정책위의장은 "박 대통령은 재정소요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그동안 부자감세로 혜택을 받은 재벌 대기업 고소득자에 대한 과세 강화 등으로 세입기반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것만이 국민에 대한 약속을 실천하고 건전한 재정을 회복하는 길임을 명심하고, 이번 시정연설에 반드시 포함시켜야 할 것"이라며 "그래야만 내년도 예산안이 원만히 처리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아가 민주당 초선의원 45명은 기자회견을 열고 "특검과 특위 수용이 대통령의 헌법수호 의지의 시금석"이라며 '시정연설 전'까지 박 대통령이 이를 수용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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