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北과 협상재개, 핵무기개발 면죄부 주는 것"

"일부 인사 평화협정 약속 주장, 협상 노골적 구걸"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 2013.10.30/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김승섭 기자 =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은 6일 북한이 핵개발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6자회담이 재개될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과 관련,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는 것 같아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정 의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오늘의 시점에서 북한과의 대화는 당연히 필요하지만 1993년 1차 북핵위기 이후 지금까지 만 20년에 걸친 대북협상이 왜 실패했는지 제대로 살펴본 후 대화를 재개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정 의원은 대화재개에 신중을 기해야하는 이유를 조목조목 열거하며 설명했다.

정 의원은 "북핵폐기를 목표로 2003년 시작한 6자 회담이 수차례 결렬된 이유가 북한이 핵개발을 계속하였기 때문임에도 불구하고 대화를 안 하면 북한이 핵을 개발하기 때문에 대화를 하자는 것은 이상한 논리"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협상을 재개하는 것은 비핵화 의지를 보이지 않은 북한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고 이러한 일련의 현상을 보면 미국은 더 이상 북한을 압박할 힘과 의지가 없다는 고백같이 들린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심지어 일부 인사들은 북한이 원하는 '평화협정'을 약속해서라도 협상을 하자고 말하고 있는데 북한이 말하는 평화협정이란 것이 주한미군의 철수를 뜻하는 것임을 알면서도 이런 주장을 하고 있다"며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착착 진행하는 상황에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은 이해되지만 이처럼 협상을 노골적으로 구걸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자신이 지난 2008년 1월 특사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했을 때 부시 당시 대통령과의 만난 일화를 소개하면서 "부시 대통령이 저를 만나자마자 '북한은 핵을 개발했는데 당신네 나라는 평화협정을 하겠다고 하니 도대체 제 정신이냐'라고 열변을 토했던 것이 기억난다"며 "우리는 평화협정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를 1973년 미국과 월맹이 체결한 파리평화협정을 통해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북한은 한미동맹과 주한미군이 자신들의 안보를 위협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핵을 개발했다고 주장한다"며 "평화협정을 협상의 조건으로 내거는 것은 북한이 핵을 개발한 것이 옳은 선택이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증명해주는 것이 된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북한이 말하는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이란 북한의 대남적화전략을 미국이 막고 있다는 것인데 북한이 먼저 남한 적화전략을 버리면 미국이 북한을 적대시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며 "현 상황에서 평화협정을 맺자는 말은 북한의 대남적화 전략을 묵인하라는 말과 같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북한이 핵을 협상용으로 개발한 것이라면 벌써 포기했을 것"이라며 "북한 헌법서문에 '핵보유국'임을 선포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김정은 정권의 정책기조로 '핵과 경제의 병진노선'을 선포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외교안보정책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최선의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거듭된 실패에도 불구하고 같은 환상에 사로잡혀 같은 실패를 반복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그동안 중국은 6자회담 재개를 추진해왔고 우리와 같이 선결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한 6자회담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던 미국이 재개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며 "북한의 아무런 태도 변화 없이 대화만 재개하는 것은 심히 우려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그렇다고 냉혹한 국제현실 속에서 중국과 미국이 자신들의 이해타산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마냥 섭섭해 하고만 있을 수는 없는 일"이라며 "그에 앞서서 우리 문제를 미국이나 중국이 해결해주겠지 하고 기대하는 우리의 무책임을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의 안보환경이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생존 전략에 대해 보다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cunja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