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與, 기초-국민연금 연계 반대하다 말바꿔"
- 김영신 기자
(서울=뉴스1) 김영신 기자 =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새누리당도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을 연계하는 안에 반대했다가 말을 바꿨다"고 말한 것으로 6일 전해졌다.
이날 중앙SUNDAY보도에 따르면 진 전 장관은 "대선 당시 공약은 현행 기초노령연금과 장애인연금을 기초연금화하고 국민연금과 통합 운영해 모든 세대가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것"이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진 전 장관은 "대선 당시 공약은 '통합'이었지 (현재 정부안과 같은) '연계'가 아니었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생각도 '통합'에 방점이 찍혀있어 대선 때 공약을 그렇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현재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공약 수립에 참여했던 진 장관이 이제와서 말을 바꿨다'고 자신을 비판하는 데 대해 진 장관은 "내가 장관이 된 뒤 입장을 바꿨다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진 전 장관은 "이 문제를 놓고 복지부 관계자들과 두달 내내 밤낮없이 회의를 했고, 결론은 한결같이 '국민연금과 연계해선 안된다'는 것이었다"며 "지난달 30일 장관 이임사에서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복지부) 여러분이 저한테 비난하고 손가락질한다면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이 될 것'이라고 한 뒤 '그런 사람은 복지부에 한명도 없다'는 직원들의 메시지를 여러 통 받았다"고 말했다.
진 전 장관은 정부의 최종 방침이 '국민연금 연계'로 결정된 데 대해 "청와대 관계자들이 복지문제를 잘 몰랐던 것 같다"며 "그러나 당(새누리당)이 이렇게 나온 건 정말 이해할 수 없다"고 새누리당을 비판했다.
그는 "내가 정부의 연계안을 들고 김기현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여러 의원을 만났는데, 전부 '우리 당은 절대로 이 안(연계안)을 못 받는다'고 했다"며 "그래서 당은 내 입장을 이해해준 줄 믿었는데 돌연 '연계안으로 가야 한다'고 말을 뒤집더라. 당까지 이렇게 나오니 나로선 물러날 수밖에 없다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진 전 장관은 "보통 사안이라면 장관은 정부 결정에 따라야하지만 이건(기초연금안) 다르다"며 "기초연금을 축소해 국민연금과 연계하는 방안을 야당에 들고가 설득해야하는데 그 방안을 반대해온 내가 무슨 설득력을 갖겠나"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당이 '왜 평소 주장과 다르냐'고 따지면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냐"며 "나는 (장관을 퇴임하며) 정부 측에 '장관을 그만두고 국회로 돌아가면 정부안에 따르겠다'고 했다. 당원으로서 정부안을 따르는 건 당연하지만 장관으로서 반대해온 사안인데 야당을 설득해 관철할 수는 없었다"고 거듭 자신이 사퇴한 이유를 설명했다.
현재 여권에서 '진 전 장관이 대통령을 배신해 대통령의 리더십에 상처를 입혔다'고 비판하는 점에 대해서 진 전 장관은 "아무 이견 없이 일사불란하게만 간다면 그게 무슨 민주주의냐"고 반문, "정부 내에서도 반대 의견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고 그래도 불이익을 받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책에 이견이 있으면 얘기할 수 있고, 그래도 뜻이 관철되지 않으면 사임할 수 있다. 선진국에선 그런 사례가 얼마든지 있다"며 "그걸 두고 대통령의 리더십이 손상됐다고 하는 것 자체가 문제다. 이견을 주장하다 물러나는 사람도 있어야 민주적인 정부로 국민이 봐주고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 전 장관은 자신이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전혀 생각이 없다. 의원직에 충실할 것"이라며 원래부터 지역구(용산) 의원으로 의정을 펼치는 게 소신이었다"고 일축했다.
이번 장관 사퇴 논란으로 20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공천 불이익을 받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진 전 장관은 "지금은 그것을 걱정할 때가 아니다"며 "이젠 (공천문화도) 바뀔 것이다. 지난번 총선에서도 상향식 공천을 한다고 했다가 불발됐지만 이젠 그런 것(상향식)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진 전 장관은 사퇴를 비난한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항의전화를 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 "내가 물러나게 된 상황을 설명하려고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 한 명에게만 전화를 했다"며 "윤 부대표가 '이따 전화드리겠다'고 끊더니 얼마후 내가 당에 항의전화를 했다는 보도가 나와 정말 답답했다"고 섭섭함을 토로했다.
이번 일로 박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운 것처럼 비쳐진 데 대해 진 전 장관은 "그분(박 대통령)에게 섭섭한 건 전혀 없다"며 "대통령이 이번에 이런 결정(국민연금 연계안)을 내린 건 잘은 모르지만 보고를 잘못 받았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지금은 대통령이 (내게) 섭섭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해를 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중앙SUNDAY 보도와 관련해 "진 전 장관에게 전화가 왔을 때 본회의장에 있어서 잠시 통화하다가 다시 전화드리기로 한 후 못했다"고 말했다.
윤 원내수석부대표는 "진 전 장관은 '통합' 연금안을 말씀하셨는데 국민연금 연계 또한 통합의 한 방안"이라며 "인터뷰를 보고 안타까웠다"고 재차 진 전 장관을 비판했다.
eriwha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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