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국조, 대화록 '폭로·공방' 확전(종합)

與 "원세훈, 선거법 위반 아니다" vs 野 "지난 대선은 부정선거"
여야 기싸움 치열…험로 예고

박범계 민주당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위에서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에 관한 대선 당시 권영세 새누리당 종합상황실장의 녹취록을 공개하고 있다. 2013.7.24/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법무부 기관보고를 시작으로 24일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댓글 의혹 사건 관련 국정조사가 2007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으로 확전되면서 진통을 거듭했다.

경찰청과 국정원 기관보고 등 '본 경기'를 앞두고 열린 법무부 기관보고부터 여야가 치열한 기싸움을 펼치면서 순탄치 않은 국정조사 활동을 예고했다.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는 이날 법무부 기관보고에 이어 25일 경찰청, 26일 국가정보원을 상대로 기관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박범계 '권영세 파일' 추가 폭로

정상회담 대화록을 둘러싼 여야의 충돌은 이날 오전 박범계 민주당 의원이 지난 대선 당시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장이었던 권영세 현 주중 대사의 녹취록을 추가로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박 의원은 지난해 12월 10일 권 대사와 한 월간지의 H모 기자가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나눈 녹취록을 공개하며 대화록 사전 유출설과 이명박 정부의 훼손 의혹을 부각하고 나섰다.

박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에서 권 대사는 대화록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다 "MB정부에서 원세훈으로 원장이 바뀐 이후로 기억하는데 내용을 다시 끼워 맞췄다"며 "아마 그 내용을 갖고 청와대에 요약보고를 한건데 그게 어떤 경로로 정문헌(새누리당 의원, NLL 의혹 최초 제기)한테로 갔는데..."라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권 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 의혹에 "상당히 가능성이 있다. 그 비슷한 이야기를 했던 것 같아요. 국정원에서…"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당사자인 권 대사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내용을 왜곡한 비열한 조작"이라고 박 의원의 녹취록 공개를 반박했다.

박 의원의 이 같은 질의에 새누리당 열람 위원들도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국정조사 특위 새누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오후에도 (대화록 관련) 질의가 나오고, 민주당 간사가 재발 방지를 약속하지 않는다면 오후부터는 국정조사 회의를 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원내대표끼리 합의한 사항 국정조사 범위 4가지와 박 의원이 질의한 내용이 결코 무관하지 않다"고 반박하며 여야 국정조사 특위 위원들 사이에 한동안 고성이 오갔다.

권 의원은 오후 국정조사 재개에 앞서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서도 "만에 하나 NLL 대화록에 대해 민주당 측이 언급을 한다면 새누리당도 국정원 국정조사를 댓글 사건이 아닌, '노무현 정부의 NLL 대화록 무단 폐기' 국정조사로 전환하겠다"고 몰아세웠다.

야당 소속 특위 위원들이 오후 회의에서 대화록과 관련한 질의를 자제하면서 논란은 일단 진정됐지만, 여야 특위 위원들은 상대 진영을 향한 날선 발언을 쏟아내며 기싸움을 이어갔다.

◇ "盧 대화록 삭제 지시" 조명균 檢 진술 논란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초안을 작성한 조명균 전 청와대 안보정책비서관이 올해 초 검찰조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지원(e-知園) 시스템에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삭제할 것을 지시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한 진실 공방도 펼쳐졌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이날 오전 특위 회의에 출석, 조 전 비서관의 발언에 대한 사실 여부를 묻는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의 질의에 "그런 확정적 진술을 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황 장관은 오후 회의에서 김 의원이 이같은 답변을 두고 추궁하자 오전 발언을 수정하면서 야당 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황 장관은 "'삭제 했느냐'와 '삭제 지시가 있었느냐'는 질문이 복합적으로 나오면서 '노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삭제했다'는데 대해 확정적으로 진술을 안했다고 한 것"이라고 오전 발언 내용을 정정했다.

이어 황 장관은 '그렇다면 삭제 지시 진술이 없는 것은 아니지 않나'고 묻는 김 의원의 질의에 "삭제 여부가 진술은 돼 있다"며 "진술 내용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특위 위원인 박영선 민주당 의원 등 야당 특위 위원들은 "김 의원이 유도신문을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특히 박영선 의원은 "조 전 비서관의 검찰 진술에 대해 여권의 검찰 출신이 최경환 원내대표에게 젆면서 누군가에게 흘렸고, 보수 언론을 통해 확대했다"며 "모두 작전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 "원세훈·김용판 선거법 적용 부당"

새누리당은 이날 국정원 댓글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으로 기소한데 대해 강하게 문제 제기를 했다.

김도읍 새누리당 의원은 "공직선거법 제85조 1항 위반은 공무원이 직위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한 경우"라면서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이 비실명 사이트에 댓글을 올리고, 추천·반대를 클릭한 것이 공무원의 직위를 이용한 것이냐. 공직선거법 적용은 무리였다"고 주장했다.

경대수 새누리당 의원 역시 "(원세훈·김용판에 대해 선거법을 적용한 것은) 과거 참여정부 국정홍보처가 정부의 정책을 적극 홍보한 것도 정치 관여나 선거 행위에 해당하게 되는 것"이라며 "과연 이 같은 논리로 선거법 위반 기소가 가능한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와 관련해 황교안 장관은 "직위를 이용하는 경우의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검찰에서 종합적인 판단을 했다"며 "하나 하나의 행위를 보면 여러가지 의견들이 있지만, 종합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고 반론을 펼쳤다.

새누리당은 이와 함께 국정원 전현직 직원 매관·매직 의혹과 국정원 여직원 감금 의혹 사건 등을 집중 부각하며 민주당을 몰아세웠다.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은 "이번 사건은 전현직 국정원 직원이 민당 당직자와 연계해 기획한게 발단"이라며 "제2 병풍사건"이라고 말했고, 이장우 새누리당 의원은 "정계진출을 모색하던 국정원 전 간부 김상욱이 자리를 조건으로 민주당을 끌어 들인 전형적 매관·매직이고, 무리한 정치공작으로 대한민국 여성 인권을 짓밟은 민주당의 무지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野 "부정선거" 규정…대화록 사전 유출설 檢 수사 촉구

반면 민주당은 국정원 댓글 의혹과 국정원에 의한 대화록 사전 유출 의혹을 제기하며 지난 대선을 '부정선거'로 규정하고 나섰다.

신경민 민주당 의원은 대화록 사전 유출설과 국정원의 대화록 비밀해제 등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 야권을 확인사살하고 반정부 집권을 하겠다는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도 "대화록 유출도 사초조작사건의 연장선에 있다"며 "새누리당 의원들이 흥분하는 것은 박범계 의원의 발언(녹취록 공개)이 아프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 역시 권영세 주중 대사의 녹취 파일 등을 근거로 "이번 대선은 부정선거"라고 못박았다.

민주당은 또한 검찰이 수사결과 발표에서 대선 개입으로 의심되는 댓글을 73개로 밝힌데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며 "증거인멸이다. 검찰 공소장만 하더라도 찬반 클릭과 게시글이 1000여건에 달하는데 무슨 73개냐"고 반박했다.

y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