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후 첫 영호남 찾은 安, "말문 트였네"
사익보다 공익-정치개혁 기여-기득권 청산 의지 등 기준제시
"국회 특권 내려놓기 지지부진하면 제동 걸 것"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17일 영남과 호남 지역을 잇달아 방문, 10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정치 세력화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영남권 포럼 인사들과 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했다. 이어 저녁에는 광주로 자리를 옮겨 오후 8시께부터 5·18 전야제에 참석한다.
안 의원의 지역 방문은 국회의원 당선 후 처음으로 신당 창당의 출발점이 될 10월 재·보궐 선거 인재 영입 기준을 밝히고, 정치권을 향해 쓴소리를 내뱉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부산 사상구 파라곤 호텔에서 열린 영남권 포럼 간담회에서 "정치의 주체가 넓고 다양하게 바뀌어야 한다"며 "적대적인 공생관계를 구축하는 소수의 엘리트 정치가 아니라 희생으로 공생적인 정치를 실현하는 다수의 참여정치가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특히 안 의원은 인재 영입과 관련해 "사익보다는 공익을 실현할 수 있는, 정치의 근본적인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거기에 기여할 수 있는 생각을 갖춘 분, 기득권을 청산할 의지가 있는 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이 앞서 독자 세력화 의사를 밝힌 이후 첫 지역 일정에서 인재 영입과 관련해 언급한 것은 10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세력화 작업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 의원은 또 "정치의 내용은 국민들의 삶을 나은 방향으로 바꾸는 것이어야 한다"며 "왜 선택 받아야 하는지 보다는 상대가 선택 받아서는 안 되는 이유를 늘어놓고 설명하는 정치는 더 이상은 곤란하다.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우리나라가 점점 더 위기 상황으로 치닫고 있고, 총체적 위기가 지금 현재 다가오는 중"이라며 그 문제점으로 △민의를 반영하지 못하는 정치 시스템 △고용을 창출하지 못하는 경제 시스템 △격차를 해결하지 못하는 사회 시스템 △양극화를 심화 문제 △인구 구조의 변화 등을 지적했다.
안 의원은 "지금까지는 우리를 잘 끌고 왔던 대한민국 시스템이 이제는 근본적인 변화를 맞이해야 하는, 근본적인 변화가 없으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위기감을 모든 국민과 대중들이 느끼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치 개혁이라는 것은 단순히 정당 간에 서로 정권만 교체되는 방식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의원은 "지금까지 우리를 지탱해오고 그나마 발전시켰던 우리 사회구조를 이제는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개선시킬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정치는 나라와 국민이 가야 할 미래를 여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목소리가 작은 분, 목소리를 내기에도 지친 분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적극적으로 민심을 담아낼 논의의 장이 필요한 때이다. 정치가 그런 장을 만들 때 민주주의를 바르게 이어갈 수 있다"며 "저는 이 두가지를 구현할 마음의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또 지난 18대 대선과 4·24 재·보궐 선거의 소회를 밝히며 "대선 과정에서 정말 수 많은 분들이 그렇게 바라던 새 정치의 꿈을 실현하지 못했던 제가 참 많이 부끄러웠다"며 "그렇지만 그럴수록 그런 꿈과 약속을 하나씩 실천하는 게 제 의무라고 생각했고, 그게 바로 이번에 노원병 보궐선거에 임하게 된 이유"라고 말했다.
모두발언 후 진행된 비공개 간담회에서 안 의원은 시종일관 포럼 관계자들의 건의 사항을 수첩에 메모하며 경청했다.
안 의원은 "대선 때 (국회가) 특권을 내려놓겠다고 했는데 아직 지지부진하며 안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적당한 시기에 아무도 문제제기를 안하고 흘러가면 (제가) 제동을 걸겠다"고도 말했다고 한 관계자가 전했다.
안 의원은 이날 포럼에 앞서 석가탄신일을 기념해 부산 서구 서대신동에 위치한 내원정사를 들러 큰 스님을 예방하기도 했다.
이어 안 의원은 오후 2시 김해 봉하마을로 이동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묘역 입구 쪽에 마련된 방명록에 '늘 국민 앞에 스스로 낮추시던 그 마음 꼭 기억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안 의원은 또 권양숙 여사를 찾아 40여분 간 이야기를 나눴다.
안 의원은 이 자리에서 권 여사에게 "요즘 갑을(甲乙) 관계 등 이런 분야가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데 (노 전 대통령은) 이미 예전에 본인 스스로가 이렇게 낮은 자세로 국민과 만나는 말씀들을, 행동을 직접 보여주셨다는 점에서 참 시대를 앞서서 하신 분"이라고 말했다.
권 여사는 "(노 전 대통령의 의원 시절 지역구인) 부산 동구도 열악한 동네였고, (안 의원의 지역구인 노원구) 상계동도 그렇다"며 공감을 표시한 뒤, "기대가 크다. 건강을 잘 챙기시라"며 덕담을 건넸다.
권 여사를 예방한 뒤 안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행보와 관련해 "우리나라가 처해있는 상황이 얼마나 엄중한지 인식을 같이 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말씀 드린 것"이라며 "정치분야뿐 아니라 (사회 전체에 걸쳐) 전반적인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하고 함께 이 문제들을 풀어가자는 화두를 정치권 전체에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이 말은) 제가 민주당만 보고 말한 것이 아니다"며"전체 정치권에서 (다가오는 총체적 위기)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위기감을 느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이날에 이어 18일에도 광주 지역을 찾아 정치 세력화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안 의원은 18일 오전 10시 5·18 기념식에 참석한 후 오후에 언론과의 간담회를 갖고 정치 세력화 방안 등 향후 행보와 관련한 입장을 밝힌다. 또 오후 3시30분부터 광주·전남·전북 등 호남권 포럼 인사들과 간담회를 갖고 의견을 교환한다.
안 의원의 광주 방문은 5·18 기념행사 참석과 더불어 호남 지역에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안철수 신당'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10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입지를 넓히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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