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막힌 2월 국회
새정부 출범 차질...국정공백 장기화 우려
다수의 민생관련 법안 처리는 이뤄져
박근혜 대통령 정부의 출범에 즈음한 첫 국회였던 2월 임시국회가 5일 오후 마지막 본회의를 끝으로 종료된다.
여야는 그러나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두고 첨예한 대립과 갈등을 이어가면서 상대적으로 폭넓은 민생과 정치쇄신 등의 현안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채 회기를 마치게 돼 '반쪽 국회', 나아가 '빈손국회'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새 정부의 정상적인 출범 역시 미뤄지고 있어 국정공백의 장기화에 대한 우려도 적잖은 상황이다.
앞서 여야는 이번 임시국회 시작을 앞두고 △정부조직법 개정안 및 37건의 부수법안 처리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처리 △정치쇄신특위 등 4개 비상설특위 구성 △민간인 불법사찰 국정조사특위 및 쌍용차 여야협의체 가동 △택시법 개정안과 정부 대체입법안 검토 △부동산 취득세 감면연장 등의 8가지 사안에 대한 처리를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여야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협상에서의 교착 상태가 장기화하면서 다른 현안에 대해서는 대처가 미진하거나 혹은 합의가 무산되는 일이 되풀이됐다.
특히 정치쇄신특위를 비롯한 4개 비상설특위의 특위 구성은 본회의에 오르지도 못했다.
지난 대선 과정 등에서 여야가 제시한 국회의원 겸직 및 영리활동 금지, 국회의원연금 폐지, 세비 삭감 및 불체포특권·면책특권 축소 등 기득권 내려놓기에 대해서는 당 내부 논의와는 별도로 국회에서는 여야가 서로 소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여야는 또 쌍용차 국정조사 실시 여부를 두고 기싸움 끝에 여야간 '3+3 협의체'에서 논의키로 합의하고도 협의체 구성만 한 뒤 이를 일체 가동하지 않았다.
민간인 불법사찰 문제 역시 진통 끝에 '국무총리실 산하 민간인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위'의 활동을 개시하고 이번 임시국회 중 특위에서의 논의를 통해 국정조사계획서를 의결하기로 했으나 이 또한 이뤄지지 않았다.
민생 관련 법안의 통과는 그나마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던 부분이다.
국회는 박근혜 정부 공식 출범 다음날인 지난달 26일 본회를 열고 66개 민생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중에는 비정규직 처우개선 법안(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과 금융위원회 업무비밀 보호 관련 법안(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등 주요 민생·경제 법안도 포함됐다.
같은 날 신용카드를 중도에 해지할 경우 잔여기간의 연회비를 돌려받게 하는 '여신전문금융업법 일부개정법률안'도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그러나 지방세 관련 법률, 영유아보육법, 고등교육법 개정안, 특수교육법 개정안, 청년고용특별법 등은 법사위 또는 해당 상임위에 계류된 채 처리가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 거래 정상화를 위해 취ㆍ등록세를 올 6월까지 한시적으로 인하하겠다는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의 방침은 아직도 관련 법률안으로 현실화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또 3월을 맞아 본격적으로 어린이집과 유치원 수업이 시작됐음에도 보육비 부담 등에 대한 법률이 정해지지 않아 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청년고용촉진특별법, 식품위생법 등도 여야 합의가 이뤄졌음에도 국회 통과를 목전에 두고 계류중인 민생법안들이다.
국무위원 인사청문회와 관련해선 총리를 포함해 18명의 국무위원 중 9명에 대해 이날까지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됐거나 될 예정이다.
다만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아 정식으로 임명된 국무위원은 정홍원 총리 한명이다.
반면 당초 18대 국회에 발의됐으나 야당의 반대로 처리가 미뤄진 북한인권법에 대해선 지난달 12일 북한의 제3차 핵실험을 계기로 이를 규탄하는 '북한 핵실험 규탄 결의안'을 채택하며 여야간 논의의 물꼬를 튼 것도 이번 임시국회의 성과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한편 여야는 이날 오후로 예정된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앞두고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관련한 협상을 계속 진행 중에 있다.
합의가 되더라도 관련 상임위와 법사위 처리 등이 남아 있어 사실상 이날중 물리적으로 처리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나 2월 임시국회 회기 중에 최종 타결만 이뤄지더라도 '빈손국회'라는 지적은 다소나마 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당이 미래부로 이관을 추진하는 방송정책 중 특히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의 인·허가권과 법령 제·개정권을 놓고 여야간 이견 차가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 이날 최종합의에 도달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이철우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당 내에서 새정부를 제대로 출범시키지 못한 것에 대한 자성론이 있었다"고 평가하면서도 "야당이 대통령의 강한 의지와 국정철학을 믿고 국정 동반자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재차 야당의 협조를 촉구했다.
반면 윤관석 민주통합당 원내대변인은 "그나마 60여개의 민생법안을 통과시킨 것이 성과라면 성과"라며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통과와 미래창조과학부가 가장 쟁점이지만 시간이 걸리는 만큼 민생경제와 외교안보 관련 법안의 우선 통과를 여당에 제안하고 싶다"고 말했다.
seojib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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