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진 "대선패배 세력, 자숙·퇴진해야"(종합)

"DJ의 포용과 소통 정신 사라지고 정복적 체질의 패권적 집단문화 자리잡아"

민주통합당 한상진 대선평가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민주통합당의 18대 대선 패배, 100년 정당의 길을 모색한다' 대선평가위원회·한국선거학회 공동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13.2.27/뉴스1 © News1 허경 기자

한상진 민주통합당 대선평가위원회 위원장은 27일 "대선 패배에 책임있는 세력이 공동으로 자숙하고 퇴진할 때 과거 극복의 정의는 실현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민주당 대선평가위원회와 한국선거학회가 공동 주최한 '민주통합당의 18대 대선 패배, 100년 정당의 길을 모색한다'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 4·11 총선을 망쳤던 당 지도부가 추호의 반성도 없이 대선을 이끌면서 시대정신보다 민주당의 명분과 이익 또는 계파의 이익을 앞세우면서 다시 패배의 고배를 마셨지만 아무런 반성도 없이 또 당권경쟁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곧 열릴 전당대회에서 이런 고질병이 다시 곪아 터질 것 같은 예감이 든다"고 덧붙였다.

한 위원장은 "민주당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기 짝이 없고 당권을 장악해온 주류 세력의 운동권 체질 및 자기도취와 망상, 상호불신으로 점철된 계파 싸움은 이제 임계점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또 "민주당의 몰락은 지지세력에게 환멸을 넘어 정치를 비웃고 도피하는 탈정치의 출구를 열어 줄 위험이 있다"며 "필히 한국 민주주의에 큰 재앙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혹독하게 경고했다.

한 위원장은 "민주당의 대선패배는 불가피했던 것이 아니라 오만과 편견, 국민이 원하는 정권재창출보다 당의 이익을 앞세우는 도덕적 해이의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민주당이 자체의 잠재력을 모아 당에 퍼진 분열의 암세포를 이겨낼 수 있는지에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민주당은 정말 무너질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대선평가위 작업의 가치적 기준점에 대해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만들고 이끌었던 포용과 소통의 정신"이라고 말했다.

그는 "포용과 소통의 정신이 어느 날 추방되고 군사문화를 닮은 정복적 체질의 패권적 집단문화가 민주당에 이식돼 당이 심각한 내홍과 분열에 휩싸이게 됐다"고 주장했다.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민주통합당의 18대 대선 패배, 100년 정당의 길을 모색한다' 대선평가위원회·한국선거학회 공동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2013.2.27/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이날 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선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영호남의 인구 격차, 연령대별 유권자 구성비의 변화, 저소득층의 확대 등에 대한 분석이 부족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근거 없는 정권 교체에 대한 열망, 후보단일화 효과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으로 인해 대선에서 패배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선거패배 원인에 대한 과학적 분석이 필요하다"며 "민주정책연구원의 위상을 재정립해 향후 선거를 대비해 전략과 공약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성대 한신대학교 교수는 "정몽준, 안철수와 같은 제3 후보 현상은 민주당이 잘했으면 나타나지 않았을 현상"이라며 "민주당의 리더십 부재, 당의 역할 부족, 호남에 안주하며 사회 양극화 등에 적응하지 못한 점이 제3 후보 현상을 나타나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2000년대 이후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은 영남을 중심으로 한 안정적 지지기반 위에 충청의 보수 세력을 견인, 흡수해 안정된 정당으로 제도화에 성공했다"며 "이들은 제3후보와 더불어 연합을 추진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덧붙였다.

박명호 동국대학교 교수는 "개인의 정치적 이익을 초월해 이제는 국민에게 대안으로 다가갈 수 있는 민주당이 돼야 한다"며 "이를 선도할 수 있는 유력한 차기 주자가 나타나는 것이 리더십 부재의 문제와 계파정치의 폐해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복경 서강대 교수는 "15대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가 상대후보에 비해 50대에서 높은 지지를 얻었고 16대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60대 이상에서 비슷한 수준의 지지를 얻었다"며 "2012년 문재인 후보는 50대 이상에서 상당히 낮은 지지를 얻었다. 어떤 이유로 민주당이 지난 10년 동안 50대 이상 유권자의 지지기반을 잃어버렸는지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진수 KBS 해설위원은 "앞으로도 민주당에 사회적으로 불리한 언론 지형은 계속될 것"이라며 "민주당에서도 언론사가 공정한 언론활동을 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드는데 중점을 두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남윤인순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은 당내 경선에서부터 남성성을 강조하는 이미지 전략을 유지했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전략에서는 여성성을 폄하하는 부분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계성 한국일보 수석논설위원은 "정치는 현실 그대로를 인정하는 부분도 있어야 한다"며 "민주당에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계파문제를 부정해서는 안 된다. 공허한 당이론, 도덕성을 앞세우는 것보다 현실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원식 의원은 "모바일 투표제는 폐지되어야 한다"며 "검표가 안 되는 비민주성도 있고 50~60대가 이용하지 못해 대표성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욱 배재대 교수는 "민주당에 문제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절망할 정도로 불리한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며 "새로 등장하는 유권자를 만족시키고 기존 유권자를 만족시키는 전략을 잘 운영하면 된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천정배 전 의원은 "민주당은 반성, 쇄신, 비전이 없는 3무(無) 정당"이라며 "민주당이 조금만 더 쇄신했거나 정책과 비전을 갖춘 수권정당의 모습을 보였다면 집권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명세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민주당 예비선거의 문제점은 전국적 수준에서 중위투표자와의 사이에 괴리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민주당 프라이머리는 굉장히 진보적인 후보가 당선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 한국의 중위투표자에게 실망감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토론회에 앞서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처음에는 질래야 질수 없는 선거라고 부르다 이제는 이길 수 있었던 선거라고 바꿔 부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선거에서) 자꾸 지면서 얻은 교훈이 없는 것이 돼서는 안 된다"며 "대선평가위원회에서 멋진 결과가 나오고 새로 뽑힐 지도부가 민주당의 앞날을 창창하게 밝힐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yjr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