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체제 한 달] 점점 커지는 안철수 입당론

문희상 비대위원장의 발언으로 살펴본 지난 한 달간 안철수 관련 논의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대위원장이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2월 임시국회에서의 정부조직법 개정, 국무위원 인사청문회와 관련,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체제 출범 한 달동안 민주당에서는 대선 패배 이후 일종의 금기어처럼 여겨졌던 안철수라는 이름 석 자가 시나브로 나오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그에게 입당을 권유하는 말까지 들리기 시작했다.

문 위원장의 발언만 살펴봐도 그렇다. 지난달 9일 위원장으로 합의 추대된 문 위원장은 추대 당일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 등 당외 세력을 흡수하는 방안과 관련, "당 쇄신을 위해 언제든 새로운 세력과 함께 해야한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안 전 후보를 직접적으로 거론하진 않았지만 그와 함께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안 전 후보가 어떻게 해야한다'라기 보다는 안 전 후보측 세력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식의 이같은 발언은 송호창 무소속 의원이 미국에서 안 전 후보를 만나고 돌아왔고, '안 전 후보가 정치를 할 준비가 되면 한국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소식과 맞물려 점점 입당을 권유하는 쪽으로 발전했다.

문 위원장은 지난달 20일 KBS 1TV 일요진단에 출연해 "안 전 후보와의 관계 정립도 정치혁신의 중요한 어젠다"라며 "비대위 산하 정치혁신위에서 토론해 결론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서 안 전 후보와의 관계 설정을 논의하겠다는 발언이다.

이 발언 사흘후엔 안 전 후보가 입당하는 것이 좋다는 뜻을 내비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지난달 23일 문 위원장은 기자들과의 저녁 자리에서 안 전 후보의 향후 행보에 대해 "민주당은 소출이 잘 안 나와서 그렇지 60년된 밭"이라며 "떡하니 들어와서 내 밭으로 만드는 그런 염치없는 자세가 정치인한테는 필요한 데 안 전 후보가 그렇게 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로부터 이틀 뒤인 25일에는 "60년 가꾼 옥답에서 대장 노릇을 할 생각을 해야 한다. 지금 텃밭(신당)을 개간하면 절벽 위에서 개간을 하는 것"이라며 "내가 안 전 후보라면 기름진 옥답(민주당)에서 개혁을 하겠다"며 사실상 입당을 권유하는 모습을 보였다.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가 18대 대통령 선거일인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안 전 후보는 이날 부인 김미경 교수와 함께 한강로동 제4투표소인 한강초등학교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2012.12.19/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문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민주당 산하 민주정책연구원이 발행한 안 전 후보 관련 보고서가 유출·공개됐을 때 "안 전 후보도 대선 패배에 문재인 전 민주당 대선 후보와 마찬가지로 무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해 안 전 후보측이 불쾌한 입장을 내비쳤음에도 소신을 꺾지 않았다.

그는 "네 탓, 내 탓하며 딴 살림을 차리면 지지해 준 사람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며 안 전 후보의 신당 창당을 경계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안 전 후보가 입당할 뜻이 있다면 빨리 들어올수록 좋다. 어려운 상황에 들어와서 국민 지지를 높이면 지분이 생긴다"며 안 전 후보에게 재차 입당을 권유했다.

논란이 된 '안철수 현상의 이해와 민주당의 대응 방향'라는 제하의 보고서는 안 전 후보를 'Political Outsider(정치적 아웃사이더)'로 규정하며 "정치적 비주류의 수명은 상당히 짧다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보다는 전술적 관점에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안 전 후보가 검증을 회피하고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이미지만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택했다"는 등 안 전 후보측 입장에서 불편하게 느낄 수 있는 부분도 곳곳에 있다.

안 전 후보측 정연정 배재대 교수는 보고서에 대해 "보고서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도 아웃사이더로 규정했던데 도대체 지향하는 바를 알 수가 없다"며 불쾌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 교수는 특히 대선 패배 공동책임론에 대해서는 "비상식적"이라며 "민주당이 안 전 후보에 대해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 교수 외에도 안 전 후보측은 "민주당에 들어갈 이유가 없다"며 민주당에 등을 돌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내가 안 전 후보라도 지금은 민주당 입당을 주저할 것 같다. 우선 안 전 후보가 민주당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우리 당이 혁신해야 한다"며 진화에 나서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강창희 국회의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회의장에서 열린 313회 임시국회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13.2.4/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한 달동안 논란에 논란을 일으켰던 안 전 후보의 향후 행보에 대한 논의는 이달로 접어들면서 표면적으로나마 사라진 상태다.

인사청문회와 정부조직개편안 등을 둘러싼 2월 임시국회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대준비작업과 정치혁신 작업 등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한때 당내 비주류측에서는 안 전 후보의 역할론이 확대되는 것에 대해 "친노·주류측이 대선패배에 대한 책임론을 희석시키기 위해 당내의 눈을 바깥으로 돌리려는 것 아니냐'는 경계를 나타냈었다.

안 전 후보가 3월 전후로 돌아올 것으로 관측되고 같은 민주당 인사로부터 "안 전 후보가 머물고 있는 미국으로 그를 만나러 가자"는 제안을 받았다는 한 민주당 관계자의 증언은 이미 안 전 후보가 민주당의 미래를 논의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한 부분이 됐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때문에 향후 안 전 후보와의 관계 설정에 대한 부분이 어떤 시기에 어떻 방식으로 논의될 지 벌써부터 정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대선을 전후로 민주당 안팎에서는 "안 전 후보의 입당이나 신당 같은 이야기가 민주당에서 반복돼 나오는 것은 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환멸을 더 크게하는 역기능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따라 민주당 인사들은 안 전 후보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한 의원은 기자들이 '안 전 후보의 역할론'을 묻자 "보좌진이 (민감한 문제라) 많이 말하지 말라고 하더라"라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k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