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당국자 "北, 미송환 미군 유해 보관 중…개발로 매장지 사라질 수도"
2018년 송환 유해서 113명 신원 확인…수주 내 6명 추가 확인 전망
"2019년 3월 이후 北과 공동발굴 관련 접촉 없어"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북한이 한국전쟁 당시 전사한 미군 유해를 발굴해 놓고도 아직 미국에 송환하지 않은 채 보관하고 있다고 미 국방부 당국자가 밝혔다.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가 재개될 경우 유해 송환과 공동발굴을 즉각 재개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계획도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켈리 맥키그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 국장은 지난 9일 인터뷰에서 "우리는 북한이 유해를 보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며 이 같이 밝혔다.
맥키그 국장은 "북한이 2018년 넘긴 유해도 발굴된 지 이미 수십 년이 지난 상태였으며, 운산과 장진호 지역에서 나온 것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1990년대부터 2007년까지 여러 차례 미군 유해를 미국에 인도했다.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도 미군 유해가 담긴 상자 55개를 미국 측에 넘겼다.
맥키그 국장은 북한이 과거 송환한 유해들이 모두 발굴된 지 수십 년이 지난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이를 토대로 북한이 아직 미국에 돌려보내지 않은 한국전쟁 참전 미군 유해를 다수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2018년 송환된 55개 상자에는 한 명이 아닌 여러 사람의 유해가 섞여 있었으며, DPAA는 지금까지 이 가운데 미군 113명의 신원을 확인했다. 맥키그 국장은 현재 진행 중인 분석을 통해 "앞으로 몇 주 안에 6명을 추가로 확인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DPAA는 한국전쟁 때 실종돼 아직 수습되지 않은 미군 7300여 명 가운데 약 5300명의 유해가 북한에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만 북미 간 유해 송환·발굴 협력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양측은 미군 유해 송환과 북한 내 공동발굴 재개에 합의했지만, 맥키그 국장은 2019년 3월 이후 "북한 측으로부터 어떠한 관여도 없었다"라고 밝혔다.
미국은 향후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DPAA는 최근 백악관의 요청에 따라 북한이 보관 중인 유해의 추가 송환과 현지 공동발굴 재개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맥키그 국장은 북한과 실무협상이 재개될 경우 평안북도 운산과 함경남도 장진호에 즉각 파견할 수 있는 2개 발굴팀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각 팀이 현지에서 45일간 활동하고 이를 연간 4차례 반복하는 방식의 발굴 계획도 마련했다고 한다.
그는 북한의 개발사업으로 미군 유해 매장지가 훼손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맥키그 국장은 "가장 큰 위협 요인은 인위적인 훼손"이라며 "이로 인해 매장지가 완전히 사라질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북한의 토양은 습도가 높은 동남아시아 지역보다 DNA가 비교적 잘 보존되는 환경이지만 개발 과정에서 매장지 자체가 훼손될 경우 유해를 찾을 기회를 영구적으로 잃을 수 있다고 맥키그 국장은 부연했다.
맥키그 국장은 미군 유해 송환과 공동발굴은 정치적 현안과 분리해 추진할 수 있는 인도주의적 사업이라면서 북한과의 협력 재개를 촉구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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