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청진 유류탱크 4→7개로…북러 교역 확대에 제철·항만도 변화
통일연구원 위성사진 분석…두만강역 유류 탱크 화차 증가
김책제철소에선 설비 신축·굴뚝 정비 포착…러, 北의 산업활동 지원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북러 교류·협력 확대에 따라 북한과 러시아의 교통·물류 연결이 확대되면서 북한의 대표적인 산업도시이자 러시아와 가까운 함경북도 청진의 유류 저장시설이 늘어나고 제철소와 항만에서도 설비 확충·물류 활동 증가 동향이 포착된 것으로 11일 나타났다.
통일연구원이 발간한 '북러 연결성 확대는 북한 산업도시를 바꾸고 있는가: 위성사진으로 본 청진시의 유류·제철·항만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위성사진에서 청진 해안의 유류 저장시설, 인근의 김책제철연합기업소와 항만에서의 활발한 활동 변화가 관찰됐다.
보고서는 이를 북러 경제 협력의 직접적인 결과로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북러 간 유류·물자 이동이 확대되는 시기에 청진의 산업·항만·에너지 부문에서 동시에 변화가 나타난다는 점에 주목했다.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청진 해안의 유류 저장 탱크는 2024년 3월 4개에서 2025년 8월 7개로 늘었다. 올해 8월 촬영된 영상에서는 탱크 주변에 배관으로 추정되는 흰색 선형 구조물도 포착돼 유류 보관과 활용을 위한 부가 설비까지 함께 정비·확충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과거 청진에서 수산업과 운송업에 종사했던 한 탈북민은 이 탱크가 항구로 반입된 정제유를 보관하는 '연유창'으로 기억하며, 유류는 주로 러시아에서 들어왔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탈북민은 2019년 즈음에는 저장시설을 충분히 채울 정도로 유류가 들어오는 경우가 드물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 증언을 근거로 청진의 유류 저장시설의 증설은 과거와 확실히 구별되는 변화라고 평가했다.
북러 간 유류 이동 자체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위성사진 분석에 따르면 북러 협력이 본격화한 2024년 4~7월 두만강역에서 관찰된 유류 탱크 화차는 평균 76량, 최대 91량이었다. 2023년 중반엔 10량 미만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증가다.
현장 사진에서도 2023년 두만강역 일대에서 약 13량이던 화차가 올해에는 25량까지 확인됐으며, 이 가운데 유류 탱크 화차로 추정되는 '원통형 화차'의 비중도 늘어난 것으로 관찰됐다.
보고서는 철도를 통해 반입되는 유류가 과거처럼 원유가 아닌 러시아산 정제 석유제품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과거에는 소련산 원유를 북한의 선봉 지역으로 들여온 뒤 승리화학연합기업소에서 이를 정제해 사용했지만, 이미 정제된 석유는 이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북한의 입장에선 훨씬 더 편리한 사용이 가능하며, 북한과 러시아의 정제 능력의 차이에 따라 정제유의 품질 차이도 날 것으로 보인다.
김책제철연합기업소의 경우 2022년까지 뚜렷한 활동 징후가 없던 제1·2 용광로 일대에 2024년 시설 신축이 진행됐고, 여러 지점에서 연기나 증기가 관찰돼 일부 설비가 가동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위성사진에선 용광로 굴뚝이 새롭게 정비된 모습도 확인됐다.
제철소 내부 여러 야적장에는 황갈색·회색 계열 물질이 대규모로 쌓인 모습이 나타났고, 과거 비교적 비어 있던 항만 부두 배후 공간에는 지난해부터 검은색 벌크 물질이 대규모로 야적됐다. 위성사진만으로 물질을 특정할 수는 없지만 보고서는 색상과 야적 형태, 주변 산업시설 등을 고려할 때 석탄이나 코크스 계열의 산업용 원료 또는 연료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보고서는 이처럼 러시아에서 유입되는 유류와 물자가 북한의 생산 기반과 결합하는 것은 러시아가 북한의 산업 활동을 지원하는 동향으로도 볼 수 있다며, 향후 북러 간 교역 규모뿐 아니라 북한 주요 산업도시의 생산·가동 변화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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