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억류 선교사 가족 "대통령 일할 기회 열려…기대와 소망"
인권 전문가 "강제실종협약 비준 효과, 국내 이행에 달렸다" 제언
-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에 10년 넘게 억류돼 있는 한국인 선교사의 가족이 이재명 대통령의 '적극적 역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정욱 선교사의 형 김정삼 씨는 21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새천년관에서 '북한억류 한국 선교사 3인을 집으로'를 주제로 열린 국제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지난번 외신 기자회견 때 북한에 억류된 국민이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 씨는 "대통령이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며 "국민들뿐만 아니라 저도 기대와 소망을 갖게 돼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중국에서 탈북민을 지원하던 김정욱 선교사는 성경을 소지한 채 북한에 입국한 뒤, 지난 2013년 체포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일 외신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억류된 한국 국민들의 석방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겠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처음 듣는 얘기"라고 답한 바 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당시 "시점을 파악해 봐야겠다"고 명확히 설명하지 못했다. 이에 일각에선 정부가 우리 국민이 억류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비판을 제기했었다.
현재 북한에 억류된 우리 국민은 김 씨 외에도 김국기·최춘길 선교사, 그리고 고현철·김원호·박정호·함진우 씨 등 탈북민 4명 등 총 7명이다.
이날 회의엔 2017년 5월 북한에 억류됐다가 2018년 5월 석방된 한국계 미국인 선교사 김학송 씨의 증언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제1기 트럼프 행정부의 적극적인 외교 노력이 자신의 석방과 귀환으로 이어졌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구출된 김 씨와 또 다른 두 명을 새벽 2시 반에 마중 나와 직접 기내에서 악수해 준 장면이 담긴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다.
한편 한국은 지난 2023년 '강제실종으로부터 모든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협약'(유엔 강제실종방지협약)을 비준한 이후 지난해 5월 제1차 국가보고서를 제출했으나 이러한 기준을 국내법에 비교적 명확히 반영하진 않았다.
이에 대해 인권·시민사회는 강제실종을 독립된 범죄로 규정하지 않은 점, 국회에 계류 중인 이행 법률안의 한계, 공소시효 유지 문제, 피해자 권리를 포괄적으로 규정한 배상·재활 절차의 부재 등 협약의 핵심 쟁점이 충분히 다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해 온 바 있다.
이날 회의에서 인권 관련 전문가들은 강제실종방지협약 비준 관련 내용을 국내법에도 반영할 필요성이 있다고 짚었다.
가브리엘라 시트로니 유엔 강제 및 비자발적 실종 실무그룹(WGEID) 의장은 "같은 나라 안에서도 실종자의 행방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이미 어렵다"며 "가족들이 다른 나라에서 실종된 경우라면 상황은 극도로 복잡해지고, 각 국가별로 다른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제 인권 기구, 각국 정부, 국제 사회, 그리고 일반 대중이 함께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하고 대응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네스 M. 포우사델라 라틴아메리카 개방 및 개발 센터(CADAL) 부회장 겸 그라시엘라 페르난데스 메이히데 인권상권상 배심원은 "협약의 효과는 단순히 범죄화하는 것만이 아니라 예방, 처벌, 피해자 구제 등을 포함한 강력한 국내 이행에 달려 있다"라며 "한국은 이제 국내에서 협약을 이행할 뿐만 아니라, 포괄적인 입법과 원칙에 입각한 리더십의 모델을 제시하며 지역적 기준을 세우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라고 평가했다.
앞서 WGEID은 이들의 생사와 소재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서한을 북한에 전달했으며, 유엔 자의적 구금 실무그룹(WGAD)은 이들이 종교의 자유를 행사했다는 이유로 법적 근거와 적법절차 없이 구금됐다고 판단한 바 있다.
youm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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