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피로 쓴 북러 동맹의 상징"…北, '러시아 파병군' 기념관 준공
푸틴 러시아 대통령, 참전 北 군인에 '국가표창' 수여
김정은 "파병군, 자폭의 폭음 울려"…전장서 '자폭' 정당화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북한이 러시아를 돕기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한 군인들의 '위훈'을 기리는 '해외군사작전 전투위훈기념관'을 준공하고 대규모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준공식 연설에서 "피로 쓴 조로(북러) 친선의 새 역사"라며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에 의미를 부여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참전한 북한 군인들에게 '국가표창'을 수여하며 양국의 밀착을 더 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날인 26일 평양에서 해외군사작전 전투위훈기념관 준공식이 성대하게 진행됐다고 27일 보도했다. 행사에는 김 총비서를 비롯해 조용원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조춘룡 당 군수공업부장, 노광철 국방상 등 러시아와의 군사 교류에 기여한 간부들이 참석했다.
러시아 측에서도 지난 25일 기념관 준공식 참석을 위해 대표단을 이끌고 방북한 뱌체슬라브 볼로딘 러시아 국가회의(하원) 의장과, 북러 군사 협력 논의를 위해 전날 방북한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국방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이번 기념관은 북한이 지난 2024년 말 러시아를 돕기 위해 파견한 군대의 희생과 위훈을 기리고 이를 '국가적 사업'으로 부각하기 위해 건설됐다. 김 총비서가 수 차례 현지지도를 통해 직접 건설 진행 상황을 챙긴 바 있다.
준공식은 참전 부대 지휘관과 유가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추모행사와 전사자의 유해 안치식도 열리는 등 엄숙한 분위기에서 행사가 열렸다. 노동신문은 김 총비서가 전사자 묘비에 직접 꽃을 올리고, 한 전사자의 유해에 흙을 뿌리는 장면을 공개하며 최고지도자가 이 행사를 각별하게 챙겼음을 부각했다.
러시아 측에서는 볼로딘 의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서한을 낭독했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군이 러시아군과 함께 싸우며 "특출한 용감성과 진정한 헌신성을 발휘해 불멸의 영광을 떨쳤다"며 "그 위훈은 모든 러시아 공민들의 마음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감사와 경의를 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서한과 별개로 참전한 북한군 지휘관과 장병 일부에게 '국가표창'을 수여했다. 수여식은 양측의 국방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벨로우소프 장관은 "이 훈장은 단순히 군인으로서의 전문성에 대한 표창이 아니라 가장 힘겨운 전투와 잠 못 든 밤들, 막중한 정신·육체적 압박을 이겨내며 한 몸을 바쳐 임무를 수행한 전우들을 구원하려는 고귀한 정신에 대한 표창"이라고 강조했다.
김 총비서는 준공식 연설에서 이번 작전을 '정의와 주권을 위한 성전'으로 규정하며 북러 군사 협력의 의미와 성과를 강하게 부각했다. 그는 "조선과 러시아 군대는 어깨를 겯고 싸워 패권주의 세력의 전쟁 야망을 분쇄했다"라고 주장했다.
또 "해외군사작전은 단순한 군사 활동이 아니라 당과 조국의 명령 앞에 양심과 도덕적 권리로 나선 군인들의 투쟁"이라며 참전 군인들을 "충신이자 애국자"로 규정했다.
특히 "우리 군인들은 돌격전을 앞둔 시각이면 평양의 안녕과 번영을 축원했다"라며 "자폭의 폭음을 울리면서도 희생의 대가를 바라지 않았다"라고 말해 부상을 당하거나 포로로 잡힐 상황에서 자폭한 군인들의 선택을 정당화했다. 이는 우크라이나에 포로로 잡힌 북한군 2명을 의식한 발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그는 "위대한 명예를 지키고자 자폭, 자결의 길을 주저 없이 선택한 영웅들만이 아니라 돌격전 속에서 총포탄에 육체가 찢기는 고통보다 명령을 받은 군인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좌절감에 몸부림친 이들도 당의 충직한 전사이자 애국자"라고 말해 부상을 당하고도 스스로 목숨을 끊지 못한 이들보다 '자폭 용사'가 더 충직한 군인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김 총비서는 "이 기념관에 피로 쓴 조로(북러) 친선의 새 역사, 피로써 전취한 정의의 새 역사를 새겼다"라며 "우리 군대는 앞으로도 국가의 존엄과 명예를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전쟁의 규칙이 어떻게 변하든 우리는 더 강해져야 한다"며 군사력 강화 의지도 재확인했다.
김 총비서는 준공식과 별개로 볼로딘 의장과 벨로우소프 장관을 각각 접견하고 북러 간 전략적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북한과 러시아는 이번 계기를 통해 "동맹 관계의 굳건함을 과시했다"라고 신문은 전했다.
행사 당일 저녁에는 기념관 야외에서 추모음악회 '조국의 별들'과 러시아 측 대표단을 위한 연회도 열렸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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