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당·행정부 외교라인 일체화…최선희·김성남·장금철 '트로이카 체제'

당과 국가기구 겸직하며 정책 이행 '일관성' 확보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김성남 당 국제비서(왼쪽), 최선희 외무상(오른쪽)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이 노동당 9차 대회와 최고인민회의 15기 1차 회의를 계기로 대외·대남 전략을 재정비하면서, 김정은 당 총비서를 중심으로 한 외교 라인을 '일체화'했다는 분석이 20일 제기된다. 핵심 간부들이 당과 국가기구에서 모두 대외사업 업무를 맡게 하고, 이들의 업무를 기능·국가별로 나눠 정책을 추진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의 노동당 9차 대회와 최고인민회의 15기 1차 회의의 대외·대남 전략 구상' 보고서에서 김 총비서의 지휘 아래 그의 위임을 받은 김여정 당 총무부장이 대외사업을 총괄하고, 정책 집행은 김성남 노동당 국제비서 겸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장, 최선희 외무상 겸 당 정치국 위원, 장금철 외무성 제1부상 겸 노동당 10국장이 각각 담당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간의 이력을 종합하면 중국 등 사회주의 국가는 김성남 비서가, 미국·러시아·비사회주의 국가는 최선희 외무상이, 대남 사업은 장금철 국장이 각각 주도할 것으로 분석된다.

김 실장은 이들이 각각 당과 국가기구에서 대외사업 관련 직책을 겸하는 겸직 구조를 통해 외교 정책 집행의 일체성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당의 전략과 국가 행정부의 집행 간 괴리를 최소화하고 대외 정책의 일관성을 높이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장금철 국장의 입지 변화가 눈에 띈다. 북한은 그간 대남사업 총괄에게 외무성의 직함을 주진 않았는데, 장 국장은 이같은 겸직을 한 첫 번째 대남 인사로 전해졌다. 북한이 대남사업을 '국가 대 국가' 사업으로 전환하면서 발생한 현상으로, 북한의 입장에선 전반적으로 외교 정책의 일원화가 가능해진 측면이 있다.

당 국제비서가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장을 겸한 것도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 과거엔 황장엽 비서와 리수용 비서(전 외무상)의 겸직 사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은 지난달 사업총화 보고에서 대외전략 분야에서만 '당 중앙'을 7번 언급하면서 대외정책에 대한 김 총비서의 직접 지도와 관여 강화를 이례적으로 강조한 바 있다. 이는 김 총비서가 국제·한반도의 정세 변화가 예측 불가능하며, 이에 대한 대처가 북한의 생존과 발전에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을 한 것으로 김 실장은 분석했다.

김 실장은 아울러 외교 분야에서 조용원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덕훈 내각 제1부총리의 역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헌법상 국가수반 역할을 일부 담당하는 만큼, 조용원의 상임위원장 임명은 '좌천'이라기보다는 김정은의 외교 분야 직접 지도에 따른 핵심 간부의 보직 이동으로 판단했다. 또 내각의 제1부총리는 올해 신설된 자리로, 내각총리 출신의 김덕훈이 이 자리를 맡아 대외 경제 교류·협력 분야를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김 실장의 분석이다. 김 제1부총리는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회 부위원장에도 임명되어 대중·대러 경제 협력을 비롯한 국가 간 경제 협력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김 실장은 앞으로 북한이 북미관계와 남북관계를 상호 연동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두 축을 별개의 차원에서 병행 전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북미 협상이 진행되더라도 초기에는 남북관계의 진전이 제한될 수 있으며 정부의 대북 정책 추진 여건도 제약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북미 협상이 진전될 경우, 비핵화나 관계 개선 과정에서 북한에 대한 '보상 문제'가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상당 부분의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한국의 참여가 불가피해질 수 있다고 김 실장은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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