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평가 직접 인용한 김여정…"역할 분담하며 대남 심리전 극대화"

"수용과 경고 동시 발신하는 이중 구도…북측 전형적 담화 방식"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민간 무인기 사건'에 대한 유감 표명에 대해 '평가와 단절'이라는 이중 메시지가 담긴 담화를 내놨다. 최근 당 대회를 통해 승진한 이후에도 기존의 '스피커' 역할을 유지하면서 대남 메시지 발신에 있어서는 '압박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6일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부장 명의의 담화를 공개했다. 김 당 부장은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대단히 다행스럽고 스스로를 위한 현명한 처사"라고 평가했다. 이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말을 인용해 "솔직하고 대범한 사람의 자세"라고 덧붙였다.

다만 유감 표명에 대한 평가와 별개로 재발 방지 조치와 함께 남북 간 접촉 시도 차단 의사를 분명히 하며, 관계 개선과는 거리를 둔 메시지도 동시에 발신했다.

그간 북한은 통상 대남 메시지를 내놓으며 국방성이나 총참모부가 군사적 위협을, 외무성이 외교적 신호를 맡고, 김여정은 정치적 판단과 체제 의지를 최종적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해왔다.

이번 담화에서도 김여정은 총무부장으로 승진한 뒤에도, 당의 행정 전반을 관장하는 동시에 기존의 대남·대외 정책 총괄 역할까지 겸임하는 역할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 측 장관급 이상 발언 및 미국 측 주요 발언에 대한 대남 공개 담화 발신 역할은 부부장 시절과 동일하게 지속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직함 변경과 무관하게 대남·대미 정치 메시지 창구로서의 실질적 위상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김정은 당 총비서의 말을 인용해 단순한 사건 수습을 넘어 '관대한 평가'를 부여함으로써, 국가수반 간 소통이 이뤄진 듯한 형식을 갖춘 점이 주목된다. 김 총무부장이 이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경고와 압박을 병행하는 구조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존 '대남·대외 정책' 총괄 역할 겸임…'조건부 관리' 이중 구조로 압박

홍 선임연구위원은 "선의의 수용과 경고 위협을 동시에 발신하는 전형적 이중 구도로, 대남 심리전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북측의 정형화된 담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당 총무부장 직함 공개 이후 첫 담화에서도 수위 조절 양상이 감지됐다.

지난 3월 한미의 정례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FS·프리덤 실드)가 시작되자 김 당 부장은 담화를 통해 "상상하기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반발했다. '핵'이란 단어 대신 '특수 수단들을 포함한 파괴적인 힘'이란 표현을 사용하며 유사시 핵무력 동원을 시사하면서도 미국에 대한 직접적 비난은 자제하는 등 정세 관리 측면이 엿보였다.

이는 유화와 위협을 병행하는 북한의 전형적인 대남 메시지로, 긴장을 통제하면서도 심리적 압박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향후 북한이 이러한 '조건부 관리 메시지'를 유지하면서도 실제 행동에서는 대남 접촉을 제한하는 이중 기조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국가정보원은 전날 국회 정보위원회에 "앞으로 김여정은 김정은의 복심으로서 지시 이행 점검이나 대외 스피커 역할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실질적인 권력에 특별한 변화는 없다는 것이 이번 인사를 통해 확인됐다"고 밝혔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