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내년 초 '김정은 주의' 강화 관측…노동당 규약 손질 주목

9차 당대회서 구체화 된 '김정은 혁명사상' 명문화 가능성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북한이 연일 관영 매체를 통해 '인민대중제일주의'를 강조하고 나서면서 내년 초 열릴 제9차 당대회에서는 선대와는 차별화된 '김정은 주의'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단행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8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날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된 헌법절(12월 27일) 관련 소식을 보도하면서 인민대중제일주의를 거듭 강조했다.

신문은 "헌법절 기념 국기게양식과 선서의식에 참석한 간부들이 김정은 동지의 독창적인 인민대중제일주의법 건설 사상을 구현해 우리 국가의 전면적인 부흥발전을 이끌어나갈 열의로 가득했다"라고 선전했다.

이어 진행된 '모범준법단위 칭호 수여식'에서는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이 "모든 지역과 단위들에서 당의 인민대중제일주의 정치이념을 절대불변의 지침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인민대중제일주의는 김정은 시대의 핵심 통치이념 중 하나로, 국가와 당의 정책에 있어 인민의 이익과 요구를 최우선으로 여긴다는 이른바 최고지도자의 애민사상을 담고 있다.

김 총비서는 2021년 8차 당대회에서 아버지인 김정일 시대의 통치 방식이었던 '선군정치'를 일부 이어받으면서도, 이를 인민대중제일주의정치라는 자신만의 새로운 키워드로 대체해 당 규약에 명시했다.

"당 대회서 '김정은 혁명사상' 보다 명확히 할 듯"

전문가들은 김 총비서가 지난 5년간 해당 개념을 내부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작업을 마쳤다고 보고, 내년 초 개최될 9차 당대회에서는 보다 구체화되고 발전된 형태의 선언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한다.

최근 북한은 지난 9일에서 11일까지 사흘간 연말 전원회의를 진행하고 9차 당대회에서 당 규약을 손보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북한이 5년 전 당 규약에 공식화한 인민대중제일주의 개념을 차기 당대회에서는 명확히 '김정은의 혁명사상'임을 밝히는 쪽으로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총비서의 또 다른 핵심 사상 중 하나인 '우리국가제일주의'가 처음으로 당 규약에 명문화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특히 최근 북한 매체들은 우리국가제일주의 중에서도 자국의 국방력과 경제력을 과시하는 '자강력 제일주의'라는 말을 눈에 띄게 자주 사용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노동신문이 "사회주의 건설에서 믿을 것은 외부의 지원이나 누구의 도움이 아니라 자기 힘밖에 없다"며 "자강력제일주의를 구현해야 한다"고 보도한 게 대표적이다. 이는 당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연이은 대북 제재를 가한 것에 대한 반발성 메시지를 내포한 것으로 해석됐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자강력 제일주의는 현재 미국으로부터의 제재, 러시아와의 협력 등 복잡한 국제정세 속에서도 결국 북한 내부의 힘이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개념"이라면서 "이 역시 이번 당대회를 통해 김정은의 혁명사상으로 공식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리국가제일주의는 김일성과 김정일 등 선대 지도자들이 강조해 온 '우리민족제일주의'라는 용어를 대체해 김정은 집권 이후인 지난 2017년 말 노동신문에 처음 등장한 말이다. 김 총비서가 남북 간 '민족' 개념을 대신해 '국가' 개념을 의도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해석되는데, 이 단어가 당 규약에 명시된다면 '적대적 두 국가' 기조도 함께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양 교수는 "이번 당 대회와 이후 이어질 최고인민회의에서 적대적 두 국가 선언의 후속 조치를 위한 개헌 절차가 본격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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