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조용원 또 문책?…최고인민회의·김정은 시찰서 '이상 동향'

규율 어긴 '조직지도부' 간부들 징계 받아…조직지도부 책임자가 조용원
최고인민회의 2일차에 김 총비서와 같이 퇴장…폐회 절차 불참

(평양 노동신문=뉴스1) =조용원 북한 노동당 조직담당 비서가 지난 23일 김정은 당 총비서와 준공을 앞둔 평양종합병원 시찰에 동행한 모습. 평소 시찰 때와 달리 김 총비서와 떨어져 걷고 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최측근인 조용원 노동당 조직담당 비서 겸 조직지도부장이 징계를 받았을 가능성이 26일 제기됐다.

최근 김 총비서가 조직지도부 간부들의 비리를 질책했는데, 조용원이 책임자로서 문책 대상이 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총비서는 지난 23일 준공을 앞둔 평양종합병원을 시찰하면서 공사가 1년 반이나 지연됐던 이유를 밝히며 간부들을 질책했다. 평양종합병원은 지난 2020년 착공했으나 5년 만에 준공을 앞두고 있다.

김 총비서는 "준공 지연은 내각의 일부 지도 간부들과 평양종합병원 건설연합상무 일꾼(간부)들의 공명심으로 산생된 경제조직사업에서의 혼란에 기인한다"라고 짚었다.

비리를 저지른 간부들은 '국가의 재정 규율'을 무시하고 병원 규모와 설계 변경에 따르는 총 건설예산도 승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를 진행했다고 한다. 또 자의로 지원 분과 형식의 기구를 만들어 전국적인 모금 활동을 했다고 김 총비서는 지적했다.

특히 "당시 그러한 부당한 행위를 한 간부들 속에는 건설연합상무 정치책임자로 있던 당 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의 이전 책임 간부들도 포함되었다"라고 언급했다.

김 총비서는 규율을 어긴 간부들이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어떤 처분을 받았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병원 공사를 1년 반이나 지연시킨 원인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질책한 만큼 상응하는 징계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동당 조직지도부가 간부들의 규율 및 기강을 챙기는 부서임을 감안하면, 징계의 수위는 결코 낮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조직지도부의 책임자인 조용원도 문책을 면치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당 기강을 챙기는 실무 책임부서인 조직지도부의 수장이기도 하면서 당 기강의 지향점을 설계하는 조직담당 비서이기도 하다.

조용원은 지난 23일 평양종합병원 시찰 때 김 총비서와 멀리 떨어져 걷는 모습이 포착됐다.

그는 김 총비서 집권 후 '비서실장' 급의 최측근으로 활동하며 최고지도자의 공개 활동이나 당 회의 때 '귓속말'을 나누는 등 다른 간부들과 차별화된 입지를 과시하던 인사였다. 그 때문에 공개활동에서 김 총비서 곁에 다가가지 못하는 모습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됐다.

이에 앞서 지난 20~21일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도 조용원의 이상 동향이 포착됐다.

그는 김 총비서의 연설이 있던 2일 차에만 그와 동행해 주석단에 자리하고, 1일 차 회의 때는 주석단에 보이지 않은 것이다.

김 총비서 집권 후 십수년간 다른 간부들보다 강력한 입지를 자랑했던 조용원은 올해 큰 부침을 겪은 바 있다.

김 총비서는 지난 1월 27일 당 중앙위원회 비서국 확대회의를 열어 지방 간부의 비위 행위가 적발됐다면서 이를 강력하게 질타했다. '음주 접대'를 받은 남포시 온천군 간부들과 주민의 이익과 재산을 침해한 혐의를 받는 자강도 우시군 간부들이 징계 대상으로 공개 지목됐다.

이 역시 간부들의 기강 문제로, 당시에도 책임자인 조용원이 근신 처분을 받아 한동안 공개활동에 나서지 못한 바 있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