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사상 연구하면 생활비 200만원"…북한의 유학생 모집 방법

김일성종합대학서 '주체사상' 연구 박사 과정 지원자 모집

북한 김일성종합대학교가 영어 기반으로 진행되는 '주체사상' 연구 박사 과정 지원자 모집을 위해 낸 공고.(김일성종합대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이 '주체사상'을 연구하는 대학원 유학생들에게 생활 지원금을 준다고 밝혔다. 주체사상 전파를 위한 글로벌 인재 확보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11일 김일성종합대학 홈페이지에 따르면 대학은 영어 기반으로 진행되는 '주체사상' 연구 박사 과정 지원자를 지난달 30일까지 모집했다. 해당 연구에서는 주체사상의 기원, 발전 맥락, 이론적 틀 등 다양한 측면을 다룰 것이라고 소개했다.

지원 요건으로는 △철학, 정치학, 사회학, 역사학 등 관련 전공에서 1등급의 명예학위를 취득했거나 취득할 것으로 예상되는 자 △영어 듣기·말하기·읽기·말하기 능력을 갖춘 자 △학습기간 중 조선어(북한어) 교육을 받고 20%의 조선어 교육과제 완수가 가능한 자 등이다.

특히 합격자 복지로 학습·연구 기간 동안 연간 1475달러(202만 원)의 생활비를 지원하며, 조선어 학습 과정은 전액 무료, 도서관 자원과 연구 시설의 사용을 포함해 필요한 학술 자원과 연구 장비 등을 제공한다고 선전했다.

김일성종합대학에 다니는 북한 학생들은 국가 정책에 따라 모두 무상교육을 받지만, 외국 유학생들은 한 학기 학비만 약 400만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북한 정부가 유학생들에게 생활비까지 지원하며 '주체사상' 박사생을 모집하는 것은 대외적으로 '정상 국가 이미지'를 구축하고 체제 선전 강화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북한 내의 최고 명문 대학인 김일성종합대학을 연구형 대학으로 발전시켜 국제 학술 교류 거점으로 삼는 사업을 추진해 왔다. 김정은 당 총비서 집권 이후 북한의 연구자들은 물리,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하는 등 활동 반경을 확장하고 있다.

대학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자연과학부문에서는 △국제이론물리센터(ICTP)와 소입자우주론, 고에너지부분에 대한 공동 연구 △독일 막스 보른 연구소와 '나노 플라스몬 공명'에서 비선형 광학적 현상에 대한 공동연구 △중국 과학원 수학 및 체계과학 분원과 역학계에서의 카오스에 대한 공동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홈페이지에 게재된 연구 성과 '최근 우리나라에서 강수 증가를 위한 구름 살포 실험들에 대한 개괄'을 보면 평안남도 증산군에서 현재 북한에서 새로 개발된 82㎜ 로켓과 요오드화은(인공강우 재료)을 이용해 7차 구름 살포 실험이 진행됐다고 밝히는 등 각 분야별 연구 성과도 비교적 상세하게 공개하고 있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