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자 가족 "李 대통령이 만나 주면 대북전단 살포 중단"

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 기자회견…"오늘이라도 바람 맞으면 날릴 것"

최성룡 전후 납북자가족연합회 대표. 2025.6.15/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가 지난 15일 경기 파주시 임진각 평화랜드 인근에서 북한으로 보낼 예정인 대북전단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5.6.15/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납북자 피해 가족들이 정부의 중단 요청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대북전단을 살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납북자 가족을 만나 납북 피해를 위로해 주는 자리가 마련되면 전단 살포 행위는 중지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성룡 전후남북자피해가족연합회 대표는 1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바람(풍향)만 맞으면 오늘도 전단을 띄울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최 대표는 "(상공) 2000~4000m 일대의 바람의 변동이 심하지 않을 때 보내야 하고, 그런 시기는 1년에 15번 정도 된다"면서 "몰래 보내도 되고 비행기(드론)를 띄워서 보내도 되고,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이 납북자의 아픔을 응원하고 위로하면서 (대북전단 살포) 자제 요청을 한다면 관둘 것"이라면서 "이재명 정부가 저의 요구를 안 받아들이면 전단지는 계속 북으로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특히 지난 1997년 수학여행 중 전남 홍도에서 납북된 홍건표 씨와 이민교 씨의 어머니인 김태옥 씨, 김순례 씨를 이 대통령이 만나줄 것을 요청했다.

최 대표는 "우리도 이 대통령이 남북 대화를 잘하길 바라는 마음"이라면서도 "우리 가족들을 불러 위로해 주고 밥 한 끼 사주길 바라는 것뿐이고, 그렇게 한다면 전단 살포 행위를 중단하겠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납치를 자행한 범죄자를 잡아야 할 공권력을 우리 피해자들에게 사용하고 있다"라며 "정부가 납북자의 생사 확인을 하지 못할 바엔 법을 운운하며 우리 가족들의 활동을 막지 말라"라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통일부 주재로 열린 '대북전단 살포 중단 관련 유관 부처 회의' 직전에 열렸다.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민간단체 등의 대북전단 살포를 방지하고 살포시 사후 처벌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범부처 회의를 열었다.

한편 전후남북자피해가족연합회는 지난 14일부터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전단을 살포하겠다며 전단용 풍선에 주입하기 위해 헬륨가스를 반입해 파주경찰소로부터 대북전단 살포 물품 반입 금지 제한 통고를 받은 바 있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