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내년 국방계획 핵심은 '핵+재래식 병진'…9차 당 대회 때 공표

전략무기는 '신무기' 개발…재래식 무기는 '대량 생산·지속 운용'에 방점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중요군수공업기업소를 시찰하는 모습. 김 총비서 주변으로 초대형방사포가 늘어서 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연말에 군수공업기업소와 무기 개발·시험 발사 현장을 집중적으로 찾는 군사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김 총비서는 새로운 핵전략무기와 재래식 무기를 모두 시찰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내년 초로 예정된 제9차 노동당 대회에서 새로 확정할 국방력 강화 노선의 윤곽이 드러났다는 평가가 30일 나온다.

김 총비서의 연말 군사 행보를 종합하면, 북한이 9차 당 대회에서 확정할 국방 전략은 최첨단 무기 중심의 핵전력을 대규모의 재래식 전력과 병행 운용하는 '핵+재래식 병진 노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총비서는 연말을 맞아 '중요군수공업기업소'로 표현되는 군수공장 시찰을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 북한이 그간 여러 차례 공개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생산 상황 점검이 주로 이뤄지고 있는데, 김 총비서는 생산 공정과 물량, 지속 운용 가능성을 직접 확인하면서 "9차 당 대회가 새롭게 제시하는 현대화 및 생산 계획 목표를 무조건적으로 접수해야 한다"라고 다그치고 있다.

북한 매체들은 김 총비서의 공장 시찰 보도에서 이미 완성된 미사일의 조립·가공·보관 상태를 부각하면서 미사일의 상시 운용이 가능한 여력을 갖췄음을 부각하고 있다.

북한은 재래식 무기로 분류할 수 있는 SRBM에도 핵탄두를 실을 수 있다며 SRBM이 핵무기임을 부각하는 선전을 지속해 왔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을 계기로 변화가 감지된다. 최근에는 SRBM의 '핵 능력'을 선전하기보다 첨단 핵무기 개발에 집중하면서 SRBM의 '대량 생산' 능력 과시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는 실전에서는 소량의 핵무기보다 대량의 화력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체감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동시에 김 총비서는 '핵동력전략유도탄잠수함'이라고 명명한 북한의 첫 핵추진잠수함 건조 현장을 찾거나, 북한이 신무기로 밀고 있는 핵탄두 탑재 가능 전략순항미사일 발사 훈련을 참관하는 등 재래식 무기를 핵무기로 변환하기보다 첨단 핵무기를 새로 개발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분석되는 신형 '고공장거리반항공미사일' 시험발사도 이달 들어 처음으로 진행됐다. 이는 한미의 핵 및 탄도미사일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제작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북한의 첫 핵추진잠수함인 8700톤급 '핵동력전략유도탄잠수함' 을 시찰하는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오랜 잠항이 가능해 추적이 거의 어려운 핵잠수함이나, 저고도로 비행해 탐지가 어려운 순항미사일의 고도화, 새 방공체계의 등장은 북한이 핵능력을 '공격'보다 '억제'에 맞춰 개발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핵잠수함의 핵심 기능 중 하나로 본토가 핵공격을 받았을 때 심해 모처에서 핵반격을 가할 수 있는 '2격' 능력을 꼽고 있다. 순항미사일 역시 지상과 바다에서 모두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습타격 내지는 반격용 무기로서의 가치가 높기 때문에 상대방의 공격 시도를 억제하는 데 효과가 있는 무기로 꼽힌다. 반면 재래식 SRBM은 대부분 지상발사만 가능해 한미의 감시망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점에서 반격 능력 확보를 통한 억제력 발휘가 제한되는 측면이 있다.

종합적으로 북한은 미국의 핵공격이 발생했을 때 반격할 수 있는 핵능력을 갖추고, 한국을 향해 '집중포화'를 가할 수 있는 재래식 무기를 대량으로 확보하는 방식으로 국방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방향성은 김 총비서의 발언에서도 확인된다. 김 총비서는 지난 9월 전자무기연구소를 방문했을 당시 "앞으로 당 제9차 대회는 국방 건설 분야에서 핵무력과 상용무력(재래식 무기) 병진 정책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노동신문은 김 총비서가 지난 28일 군수공장을 시찰하며 SRBM으로 분류되는 600mm 초대형방사포를 둘러본 뒤 "이 무기체계는 고정밀성과 강력한 파괴력을 갖춘 만큼 타격의 집중성과 불의성으로 적을 초토화할 수 있는 '초강력한 무기체계'"라며 "우리 군대의 주력 타격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