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위성사업, '더 큰 도약' 준비…러시아 기술 지원이 핵심"

NK뉴스, 천체물리학자 조나단 맥도웰 인터뷰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2022년 북한의 정찰위성을 개발하는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지도하는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를 중단하는 등 우주 프로젝트에 진척이 없어 보이는 것은 사실 비밀리에 '더 큰 도약'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27일 제기됐다.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는 천체물리학자 조나단 맥도웰과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의 군사용 정찰위성 발사 실패와 장기간의 발사 중단이 북한의 광범위한 위성 개발 야망이 꺾였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맥도웰 박사는 러시아가 북한의 위성 개발에 도움을 주고 있을 것으로 봤다. 그는 북러 협력에 따른 구체적 성과는 "몇 년이 지나야 눈에 띄게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하며 "북한은 돌파구를 찾기 위해 아직 수많은 걸림돌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앞으로 '만리경 1호'의 위치를 조정하면 개발 현황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만리경 1호는 지난 2023년 11월 북한이 발사한 첫 군사정찰위성이다. 맥도웰 박사의 계산에 따르면 이 위성은 오는 10월쯤 부스터를 발사해 궤도 위치를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맥도웰 박사는 "북한은 아주 작은 로켓 추진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며칠에 걸쳐서 힘겹게 추진해 위치를 조정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위치 재조정이 위성의 기능을 테스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 최소한 위성에 탑재된 컴퓨터가 지상에서 발신한 신호를 수신하고 명령을 실행하는지 정도는 확인해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지난 2023년 11월 21일 북한의 첫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발사체인 '천리마 1호'에 실어 발사하는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군사정찰위성 발사는 북한이 지난 2021년 1월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제시한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의 핵심 과제 중 하나다. 북한은 2024년에 3기의 정찰위성을 추가로 발사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같은 해 5월 발사에 실패한 후 추가 발사 동향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맥도웰 박사는 "만리경 위성은 상대적으로 작고 성능이 좋지 않다"라며 북한이 러시아의 새로운 지원을 받아 위성 기술을 발전시킨 뒤 발사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러한 과정에는 러시아의 도움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맥도웰 박사는 북한의 로켓 및 위성 관련 조직에 러시아인들이 파견돼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혹은 북한의 엔지니어들이 러시아로 파견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그는 짚었다.

특히 러시아의 기술 지원이 북한의 로켓 엔진 기술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북한과 같은 '초보' 우주 개발국에게 큰 걸림돌은 통신 시스템인데, 이를 위해서는 "아주 강력하고 용량이 큰 고대역폭 송신기와 위성과 안정적으로 통신할 수 있는 지상 수신 시스템이 필요하다"라고 맥도웰 박사는 설명했다. 아울러 데이터 처리 기술도 높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맥도웰 박사는 북한이 '여러 개의 정찰 위성'을 궤도에 배치하는 데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위성 개발 분야에서 중요한 조치 중 하나는 지구 정지위성을 발사하는 것인데, 이를 통해 군사적 통신이 가능해지고 한반도에 대한 정기적인 감시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지구에서 2만 2236마일가량 떨어진 높은 궤도에 위성을 배치할 수 있는 새로운 로켓이 필요하기 때문에 북한에게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사업이라고 판단했다. 맥도웰 박사는 "북한이 군대의 지휘통제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위성을 보유하기까진 아직 멀었다"라고 말했다.

한편 NK뉴스는 지난 6월 북한이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의 발사 재개를 준비하는 동향이 포착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지난해 5월 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한 이후 관련 동향이 나타난 것은 1년여 만이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