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조선' 공식 국호 사용은 평화 공존의 출발' vs "국민 정서 고려해야"

학계·언론계 공동 세미나

북한연구학회는 1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국제정치학회·한국정치학회·국가안보전략연구원과 공동으로 '한반도 평화공존과 북한 국호 사용' 세미나를 개최했다. 학술연구에서의 북한 국호 사용과 언론 보도에서의 호칭 문제를 각각 논의하는 자리다.(북한연구학회 제공).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정부가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약칭 '조선'이라는 공식 국호로 부르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학계와 언론계가 북한 국호 사용의 적절성과 현실적 적용 가능성을 놓고 머리를 맞댔다.

북한연구학회는 1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국제정치학회·한국정치학회·국가안보전략연구원과 공동으로 '한반도 평화 공존과 북한 국호 사용' 세미나를 개최했다. 학술연구에서의 북한 국호 사용과 언론 보도에서의 호칭 문제를 각각 논의하는 자리다.

이날 세미나는 1부 학계 좌담회에서 '학술연구에서의 북한 국호 사용 문제'를, 2부 언론인 토론회에서 '1995년 보도제작준칙의 현재적 의미와 언론의 북한 국호 사용 문제'를 논의했다.

최근 정부가 남북 간 상호 존중 차원에서 북한의 정식 국호를 사용하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적절성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세미나에서도 참석자들은 '조선'이라는 호칭의 의미와 현실적인 사용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토론했다.

서보혁 북한연구학회장은 개회사에서 북한을 정식 국호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줄여서 '조선'으로 부르는 문제가 "논쟁적인 면이 있다"면서도 "국제적으로 인정된 정치적 실체를 공식 명칭으로 부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특히 "상호 불신이 장기화한 관계에서 상대를 정식 명칭으로 부르는 것은 상호 존중의 자세이자 평화 공존의 출발"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정부 차원의 공식 호칭 변경은 개인이나 학계에서의 용어 선택과는 다른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서 회장은 국내에 서로 다른 의견이 존재하는 만큼 "대북관, 한반도 미래 비전에 관한 국민들의 중지를 모아내는 일이 정부와 여론 주도층이 할 일"이라고 말했다.

김성배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도 북한 국호 사용을 "매우 현실적이고 실무적인 과제임과 동시에 상징성이 높은 문제"라고 평가했다. 그는 남북 평화 공존과 교류를 위해서는 상대방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면서도, 북한을 공식 국호로 부르는 것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낯설고, 어떤 사람들에게는 거부감이 생기는 일일 수도 있다"라고 짚었다.

언론계에서는 31년 전 마련됐지만 사실상 정착하지 못한 '평화통일 보도제작준칙'이 토론 주제에 올랐다.

전국언론노동조합·한국기자협회·한국PD연합회가 1995년 발표한 준칙은 대한민국의 약칭을 '한국',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약칭을 '조선'으로 규정하고 "상호존중과 평화통일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상대방의 국명과 호칭을 있는 그대로 사용함을 원칙으로 한다"라고 명시했다. 그러나 3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 같은 호칭 원칙은 언론 현장에서 사실상 정착하지 못했다.

특히 현업에서는 '한국·조선'이라는 표현이 국민 정서와 상당한 간극이 있다는 현실론도 제기됐다. 토론문에서는 "'남한·북한' 대신 '한국·조선'을 쓰는 건 아직 시기상조 아니냐"는 인식을 소개하면서 "현업 언론인들 사이에서조차 '한국·조선'이라는 대립쌍에 여전히 위화감, 혹은 불편함을 느끼는 이들이 적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또 '북한'은 이미 한국 사회에서 별도의 정치적 입장을 드러내지 않는 일상적 호칭으로 자리 잡은 반면, '조선'은 북한 체제나 정통성에 대한 정치적 의미까지 담긴 표현으로 받아들여져 왔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에 언론이 규범적 원칙보다는 독자들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북한'이라는 표현을 선택해 왔다는 것이다.

당장 '북한'을 '조선'으로 일괄 변경하기보다는 두 표현을 병기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남북이 유엔 동시가입국으로 국제무대에서 각각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국호를 사용하는 현실을 반영해 과도기적으로 언론에서 '북한(조선)'과 같이 병렬적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