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북한인권증진위' 폐지…인권 정책 힘빼기 지속

尹 정부 때 장관 자문기구로 설립…북한인권재단 역할 대행해 와

지난 2024년 3월 12일 서울 종로구 남북관계관리단 회담장에서 열린 북한인권증진위원회 전체회의. ⓒ 뉴스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통일부가 윤석열 정부 때 북한인권 관련 업무를 위해 설립했던 '북한인권증진위원회'를 최근 폐지한 사실이 21일 뒤늦게 확인됐다.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통일부는 지난 12일 자로 북한인권증진위원회를 폐지했다. 장관 자문기구인 이 위원회는 북한인권재단이 출범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단의 역할을 대행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2023년 설립됐다.

지난 2016년 3월 제정된 북한인권법 제5조는 '북한인권증진자문위원회'를 구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2019년 위원회 1기가 종료된 이후 국회의 추천이 미뤄지며 자문위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이에 통일부는 북한인권증진위라는 별도의 조직을 만들어 북한인권재단 출범 준비와 민간단체들을 대상으로 한 '북한인권 증진 활동 지원사업' 보조금 심사 및 집행 등의 업무를 부여해 왔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북한인권 증진 활동 지원사업 예산이 전액 삭감되면서 관련 업무를 하던 증진위도 함께 폐지된 것으로 파악된다. 통일부는 지난해 30억 원을 집행한 민간 북한인권 증진 활동 보조 사업을 폐지하고, 올해는 민간 통일운동 활성화 사업 지원 예산을 새롭게 편성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인권 단체들에 대한 지원 업무가 사실상 사라진 상황이기 때문에 조직 정비 차원에서 증진위원회는 정리했다"면서 "다만 북한인권증진자문위원회는 법에 명시된 기구인 만큼 그대로 남아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확정된 이재명 정부의 '123대 국정과제'에는 "북한 주민의 인권 증진과 남북관계 발전·평화 정착이 조화를 이루는 방향에서 북한인권재단 출범을 추진한다"라는 항목이 명시돼 있다.

그러나 북한과의 대화·협력 기조를 추구하는 현 정부는 북한이 가장 예민해하는 사안 중 하나인 인권 실태에 대한 언급을 최소화하고 있다. 지난 2년간 공개 발간했던 북한인권보고서를 비공개로 전환하고, 북한인권 문제의 거점으로 추진했던 북한인권센터를 '한반도평화공존센터'로 이름과 기능을 완전히 바꾼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북한인권재단 출범과 관련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해 9월 국회에서 "(2016년) 북한인권법 제정이 적절치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재단 이사 추천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plus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