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피처폰 '아리랑 182' 언박싱…심카드 삽입해도 인터넷 연결 불가

"사진 받을 수 있지만 재전송은 불가…외부 정보 확산 차단 조치"

북한의 피처폰 '아리랑 182'의 모습. ('North Korean Internet'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이 자체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휴대전화 '아리랑' 시리즈 중 다른 버전에 비해 성능과 디자인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버전이 12일 공개됐다.

북한 정보기술(IT)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해외 웹사이트 '노스 코리아 인터넷'(North Korean Internet)은 최근 북한의 휴대전화 '아리랑 182'를 직접 입수해 디자인과 성능을 비교적 상세히 공개했다.

미국 스팀슨센터의 마틴 윌리엄스 연구원이 지난해 발간한 '2024 북한 스마트폰 보고서'에 따르면 '아리랑 182'는 2019년 IT 전시회에서 처음 공개된 바(Bar)형 피처폰이다. 이 휴대전화는 2023년 10월 평양에서 열린 경공업 발전 전시회의 '아리랑 부스'에서도 포착됐다고 한다.

공개된 '아리랑 182'의 겉박스에는 휴대전화의 성능이 명시됐다. 2.4인치 화면에 해상도는 320x240이라고 명기돼 있다.

'노스 코리아 인터넷'은 이 휴대전화가 스마트폰에 비해 성능은 떨어지지만, 박스 측면에 'IP68 등급'이라고 표시되어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IP68 등급'은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가 정한 방진·방수 등급으로, 먼지로부터 완벽하게 보호(6등급)되고, 1.5m 이상의 깊이에서 30분 이상 침수에도 견딜 수 있는(8등급) 최고 수준의 방수·방진 성능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노스 코리아 인터넷'은 이를 근거로 '아리랑 182'의 내구성은 뛰어날 것이라고 추측했다.

아리랑 182 설명서. ('North Korean Internet' 홈페이지 갈무리)

휴대전화 뒷면에는 두 개의 나사로 고정된 배터리와 심(SIM) 카드 삽입구가 있다. 하지만 휴대전화에 SIM 카드가 삽입되어 있어도 실제론 인터넷에 연결할 수 없다고 한다. 북한 내부의 인트라넷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도록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다른 휴대전화로 사진을 전송하는 블루투스 기능도 있었는데, 블루투스를 통해 사진을 받는 것은 가능하지만, 이를 다른 사용자에게 공유하려고 시도할 때마다 사진을 오류가 발생했다고 한다.

이는 북한 내부에서 외부 정보가 확산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설계된 결함'으로 추정된다고 '노스 코리아 인터넷'은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오류가 상당수의 북한 휴대전화에서 관찰되는 현상과 유사하다고 덧붙였다.

아리랑 182 설명서 ('North Korean Internet' 홈페이지 갈무리)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