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맥 대신 커피 마시며 응원" 울산시민들 일상 속 틈새 월드컵 관전
거리 응원 대신 기차역·사무실 등서 조용한 응원
'축구 명문' 울산 현대고 학생들 "선배들 자랑스러워"
- 김세은 기자, 박정현 기자
(울산=뉴스1) 김세은 박정현 기자 =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이 열린 19일 울산에선 거리 응원 대신 사무실과 카페 등 일상에서 응원 열기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10시께 울산 동구 방어동의 한 카페엔 대형 스크린 앞에서 시민 10여명이 한국과 멕시코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축구에 진심"이라는 카페 사장 정희원 씨는 이날 월드컵 중계를 위해 평소보다 가게 영업시간을 1시간 앞당겼다. 정 씨는 손님들에게 닭다리 모양 과자를 한 접시씩 나눠주기도 했다.
경기가 이른 아침 시간대에 진행되면서 손님들은 치맥 대신 커피를 마시며 대표팀을 응원했다. 기말고사를 마친 대학생부터 축구를 즐겨보는 외국인까지 다양했다.
손흥민 선수의 전 소속팀인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온 김성창 씨(30대·남)는 "회사에선 경기를 못 보니까 하루 연차를 냈다"며 "월드컵 중계해 주는 가게를 인스타그램에서 찾아서 왔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울산 남구 태화강역 대합실에선 시민 10여 명이 저마다 스마트폰으로 축구 중계를 지켜보고 있었다.
이들은 공공장소임을 의식한 듯 큰 소리 없이 경기에 집중하다가, 열차 시간이 되면 조용히 승강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대구행 열차를 기다리던 안 모 씨(36)는 "마음 같아서는 큰 소리로 응원하며 경기를 보고 싶지만, 공공장소라 속으로만 열심히 응원했다"며 "기차에 타서도 계속 경기를 지켜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동구의 한 업체 사무실에서도 작업복을 입은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경기를 관람했다. 한 직원은 집에서 쓰던 빔프로젝터와 소형 스크린을 챙겨오며 사무실을 관람 공간으로 꾸몄다.
경기 내내 한국팀의 득점이 아깝게 실패하자 곳곳에선 "아이고"하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후반전 멕시코가 선제골을 넣자 직원들은 머리를 부여잡고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월드컵 출전 선수를 다수 배출한 '축구 명문' 울산 현대고에선 공식적인 응원전은 없었지만 모교 선배들을 향한 응원의 마음이 이어졌다. 김승규, 설영우, 이기혁, 이동경 등은 현대고를 졸업한 울산 유스 출신의 지역 인재다.
현대고 관계자는 "학생들이 모교 출신 대표팀 선수들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학교 내에선 축구 중계 관람을 자제하고 있지만 모두가 한마음으로 대표팀을 응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syk00012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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