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흉기 난동에 죽을 고비…엄마는 참고 또 참았다 [사건의 재구성]

'부동산 사기' 계기로 원망 품어…범행 후 이틀간 '무관심'
항소심서 징역 6년…재판부 "출소 후 재범 가능성 높아"

(울산=뉴스1) 김세은 기자 = "죽어라. XX"

지난해 2월 20일 울산 동구의 한 아파트. 60대 노모가 40대 아들이 휘두른 흉기에 찔리는 사건이 벌어졌다. 어머니는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도 이틀 동안 병원에 가지 않고 버텼다.

이들에겐 무슨 사연이 있었을까.

아들이 어머니에 대한 원망을 품기 시작한 건 2016년. 그는 직장 생활로 모아뒀던 2억 원을 어머니를 통해 부동산에 투자했다가 분양 사기를 당했다. 이후 그는 불법 온라인 도박에 빠졌고, 2024년엔 다니던 직장에서도 쫓겨났다.

일터를 잃은 아들은 집에서 술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었고, 어머니에 대한 증오만 커졌다. 술에 취해 어머니를 폭행하거나 행패를 부리는 일도 잦았다.

사건 당일 낮 12시 30분께 집에서 술을 마시던 아들은 어머니에게 "술상을 차려달라"고 했지만, 돌아온 건 어머니의 잔소리였다.

그 순간 분노를 참지 못한 아들은 주방에서 흉기를 챙겨 소파에 앉아 있던 어머니를 향해 다가갔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어머니의 옆구리를 한 차례 찔렀다.

어머니는 결장에 손상을 입고도 아들의 범행을 숨기기 위해 곧바로 병원에 가지 않았다. 이틀 뒤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자 아버지의 신고로 병원에 옮겨져 응급 수술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존속살해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아들에게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 항소심에선 원심판결보다 무거운 징역 6년이 내려졌다.

항소심 재판부는 아들의 범행 이후 태도를 문제 삼았다. 아들은 어머니를 찌른 후 같은 집에서 지내면서도 어머니의 상태를 확인하거나 치료 조치를 하지 않았다.

또 그는 수감 중에도 어머니에게 편지를 보내 합의를 종용했다. 특히 "영치금을 보내달라"며 자신의 계좌번호를 적으면서도 어머니의 건강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태도 등을 비춰 보면 출소 후에도 피해자를 원망하며 위해를 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syk00012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