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국인 일 잘 안한다" 울산시장 발언에 정당·노동계 "사과하라"
김두겸 시장 "이주노동자 악착같이 일해서 임금 비슷해"
노동계와 민주·진보 "노동자 폄훼…인력난 본질 흐려"
- 김세은 기자
(울산=뉴스1) 김세은 기자 = 김두겸 울산시장이 최근 조선업종 노동자 임금에 대해 한 발언을 두고 지역 노동계와 정치권에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김 시장은 지난 11일 울산 동구청에서 열린 '울산 온 미팅'에서 울산 광역형 비자 제도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조선업종 저임금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정부에서는 '(이주노동자가) 돈 220만 원 받아서 본국 송금하면 내수 경기 진작이 없지 않느냐'고 염려한다"며 운을 띄웠다.
그러면서 "(이주노동자는) 야근·특근·휴일수당 악착같이 일해서 400만원 정도 받는다"며 "내국인은 일 좀 하라 해도 잘 안 하는 것 같다. 그러니까 월급이 비슷하다"고 발언했다.
이러한 발언은 '이주노동자가 늘어나면 지역 경기가 침체한다'는 주장에 대해 해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지만, 지역 노동계에선 "노동자 비하"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김 시장은 내국인 노동자는 일을 하지 않거나 성실하지 않은 것처럼 표현했다"며 "이는 사실관계를 왜곡한 발언일 뿐 아니라 노동자들 사이를 갈라치는 무책임한 언행"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외국인 노동자의 장시간 노동은 오히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저임금 구조와 노동 착취 문제를 보여준다"며 "이를 개선해야 할 책임 있는 지방 정부의 수장이 문제의 본질을 외면한 채 내국인 노동자를 폄훼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진보당 등 지역 정치권도 이날 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차례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시장의 발언에 대한 사과를 촉구했다.
민주당 울산시당위원장인 김태선 의원은 "김 시장은 정부가 재검토 중인 '울산 광역형 비자'를 유지하기 위해 기형적인 다단계 하청 구조에 내몰린 내국인 노동자를 '일 안 하는 게으른 사람'으로 폄훼했다"며 "노동자를 한낱 비용으로만 취급하는 왜곡된 인식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그는 "조선업 저임금과 인력난의 진짜 원인은 위험한 작업 환경과 불안정한 고용 구조, 원하청 간 임금 격차"라며 "이재명 대통령의 노동 환경 개선 주문마저 정면으로 반박하며 오직 기업의 인건비 부담만 대변했다"고 말했다.
김민경 진보당 울산시당 청년대변인도 "조선업 위험한 일자리를 저임금 외국인 노동자로 채워 넣으려는 조선업계에 책임이 있다. 하지만 울산 행정은 이를 지적하기는커녕 조선업체의 인건비 걱정을 하며 외국인 노동자 고용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올해 초 열린 울산 타운홀미팅에서 "220만 원짜리 채용해서 몇조 원씩 남는 세계 최강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게 이상하다"며 국내 조선산업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해 내국인 고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법무부도 지난 11일 울산에서 정책 간담회를 갖고 '광역형 비자' 운영 전반을 검토했다. 법무부는 숙련 외국기능인력 중심으로 제도를 개편하고, 기업의 국민 고용 확대 노력과 지역사회 기여도를 외국인 고용허용 비율과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syk00012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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