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화 몰라 생긴 다툼 금세 해결"…지역치안 지키는 다문화 파수꾼

온산 외국인자율방범대…야간 순찰부터 경찰 통역 지원까지 ‘맹활약’

온산외국인자율방범대가 4일 오후 8시께 울산 울주군 온산읍 일대를 순찰하고 있다.2026.2.5/뉴스1ⓒ 뉴스1 박정현 기자

(울산=뉴스1) 박정현 기자 = "방범대 활동 이후 외국인 범죄가 줄었습니다."

외국인 거주 비율이 높은 울산 울주군 온산읍에서 '외국인 자율방범대'가 지역 치안의 파수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들은 외국인의 시각에서 문화적 갈등을 중재하고 각종 사고를 예방하며 마을의 안전을 지키고 있다.

4일 오후 7시 30분께 온산파출소 앞엔 형광색 조끼를 입고 경광봉을 든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얼핏 보면 경찰관 같았지만, 이들은 서로 외국어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날 정기 순찰을 위해 모인 '외국인 자율방범대' 대원들이었다.

2012년 결성된 이 단체는 현재 중국인 28명과 베트남인 11명 등 총 39명으로 구성돼 있다. 대원들은 매주 수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부터 약 2시간 동안 온산읍 중심지 일대를 순찰한다.

순찰 시간이 되자, 대원들은 2열로 대열을 갖춰 경광봉을 흔들며 거리를 나섰다. 방범대가 지나갈 때마다 우회전하려던 차량과 오토바이가 횡단보도 앞에서 정지하고, 야간에 시끄럽게 떠들던 일부 시민들이 조용해지는 등 기초질서 계도 효과가 나타났다.

온산외국인자율방범대가 4일 오후 8시께 울산 울주군 온산읍 일대를 순찰하고 있다.2026.2.5/뉴스1ⓒ 뉴스1 박정현 기자

온산읍은 울산 내에서 두 번째로 외국인 거주자가 많은 지역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온산읍의 등록 외국인은 3675명으로, 읍 전체 인구 1만 8926명의 약 20%에 달한다. 주민 5명 중 1명이 외국인인 셈이다.

이러한 인구 구조 탓에 문화적 차이로 인한 내국인과 외국인, 혹은 외국인 간의 갈등이 종종 발생하곤 한다. 이때 방범대는 갈등을 봉합하는 '해결사' 역할을 하고 있다.

방범대원 최남걸 씨(중국)는 "지난해 12월 중순 식당가에서 한국인과 중국인이 술에 취해 말다툼을 벌이고 있었는데, 방범대가 개입해 중재하면서 몸싸움 없이 상황이 종료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최 씨는 "온산엔 중국 조선족 동포들이 많이 거주하는데, 대부분의 문제는 한국의 법과 문화를 잘 모르기 때문에 발생한다"며 "같은 입장에서 한국의 법과 문화에 대해 잘 설명해 주면 오해가 풀리고 그 자리에서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화 방범대장(56·여·중국)은 "방범대 활동 이후 외국인이 연루된 범죄가 비교적 줄었다고 체감한다"며 "지역사회 안전에 기여할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지역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에게도 이들은 든든한 파트너다.

온산파출소 관계자는 "온산읍 특성상 어떤 날은 방문 민원인이 모두 외국인일 때도 있다"며 "말이 통하지 않아 난감한 상황에서 외국인방범대가 통역을 지원해 업무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외국인방범대는 순찰뿐 아니라 기초질서 캠페인, 청소년 선도 활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온산읍 치안 유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유윤종 울산경찰청장과 김재홍 울산자치경찰위원회 위원장이 외국인 자율방범대와 간담회를 갖고 합동 순찰을 실시했다. 또 울산경찰청 경찰발전협의회는 온산 외국인자율방범대에 300만 원 상당의 물품을 후원하기도 했다.

niw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