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농성 11년 만에 노사 첫 상견례

김태선 "노동부·지자체와 현실적 해법 찾겠다"

고용노동부, 김태선 의원실,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울산과학대 관계자 등은 23일 울과대 앞 천막에서 천막농성 사태 해결을 위한 첫 공식 노사 상견례를 가졌다.(김태선 의원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울산=뉴스1) 박정현 기자 =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이 11년째 이어오고 있는 천막농성을 해결하기 위한 노사 간 공식 상견례가 처음 진행됐다.

24일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울산 동구)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이 상견례는 김 의원이 지난 7월 장관 후보자 자격으로 국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김영훈 현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요청하면서 성사된 것이다.

김 의원은 청문회 때 김 장관에게 "울산과학대 정문 앞에서 해고된 청소노동자들이 10년 넘게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현장을 직접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고, 김 장관은 "직접 만나 함께 고민하겠다"고 답했었다.

이후 올 8월엔 권창준 노동부 차관이 김 의원과 함께 울산과학대 농성장을 방문, "1회성 방문이 아니라 해법을 찾을 때까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권 차관 방문을 계기로 노동부 노사관계안정지원단이 관련 협의에 착수했다.

이번 상견례는 울산과학대 천막 농성장과 학교 본관에서 각각 진행됐다. 이 자리엔 정윤지 노동부 노사관계안정지원단 노무사, 김 의원실의 김대연 보좌관,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학교 측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노조 측은 이 자리에서 "2014년에 단순히 시급 790원 인상을 요구했던 게 11년째 농성으로 이어질 줄 몰랐다"며 "학교는 더 이상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학교 측은 "고령의 노동자들이 장기 농성으로 건강이 악화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이번 대화가 미래지향적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동부 정 노무사는 "노사 간 간극이 크지만, 정부와 지방정부, 국회가 긴밀히 협력해 해법의 물꼬를 트겠다"며 "이번 대화가 1회성으로 끝나지 않도록 지속 중재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정부가 움직이기 시작한 만큼, 학교도 더 이상 (문제를) 외면하지 말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며 "노동부·지자체·국회가 함께 현실적 해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2014년 당시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이 최저임금 수준이던 시급 5210원을 6000원으로 인상하고 상여금 100%를 추가 지급하라고 요구하자, 학교 측은 '상여금과 수당을 합해 적지 않은 임금'을 받고 있다며 이를 거부했다.

그 뒤 학교 측은 '2014년 파업 때 용역업체가 바뀌면서 낸 채용공고를 청소노동자들이 거부했고, 퇴직 후 실업급여도 받아 갔다'며 이들이 더 이상 법적인 교섭대상자가 아니란 입장을 밝혀 왔다.

niw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