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상임위' 해외출장 따라간 울산시의원…"혈세로 관광갔나" 논란

시의회 산건위 두바이 출장 당초 출장인원 '7명→9명' 변경

울산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가 지난 18일 (현지시간) 두바이 상공회의소와의 회담을 가지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에서 두번째가 천미경 의원.(울산시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울산=뉴스1) 김세은 기자 = 지방의회 의원들의 외유성 국외 출장 논란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한 울산시의원이 다른 상임위원회 출장 일정에 직원까지 동행해 따라간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울산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지난 17일부터 이날까지 5박 7일간 일정으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와 아부다비 등을 방문해 중동 지역 산업 현장을 시찰했다.

그러나 출국을 3주 앞두고 출장 인원이 당초 계획했던 7명에서 9명으로 늘면서 경비도 약 560만 원 늘어난 3042만 원이 됐다. 행정자치위 소속 천미경 의원과 행정자치전문위원실 직원 1명이 해당 출장에 합류하면서다.

천 의원은 산업건설위 측에 "울산경제연구회장직을 맡고 있고 '자율주행 자동차 시범운행지구 운영 지원 조례'를 발의하는 등 산건위 업무에 관심이 많다"는 취지로 출장 동행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출장 전 심사 단계에선 천 의원의 출장 동행에 대해 '소관 상임위와 전혀 관련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천 의원은 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를 겸직하고 있어 '이해충돌' 우려 때문에 산업건설위에 배정될 수 없다.

이에 대해 심사위원들 사이에서도 천 위원의 출장 동행과 관련해 향후 산업건설위의 조례안 심의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와 행정자치위 전문위원실 직원 동행은 '1대 1 보좌'를 위한 게 아니냐 등의 지적이 제기됐다.

울산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두바이 해외출장 변경 계획.(울산시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울산시민연대도 천 의원의 해당 출장에 대해 "업무 연관성도 없고, 돌아와 후속 의정활동도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데다 심지어 해외연수 심의위에서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이례적으로 타 위원회 의원이 따라간 것은 시민의 세금으로 두바이 관광 갔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본인이 경제와 산건위 업무에 관심이 많다는 이유로 타 위원회 300만원짜리 공무 해외 출장에 동참하겠다는 주장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천 의원이 소속된 행정차지위는 올해 국외 출장 계획을 내부 논의 중인 단계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장걸 행정자치위원장은 뉴스1에 "의원들 간 계획을 조율 중"이라며 "천 의원은 산건위 출장에 동행했기 때문에 행자위 출장엔 다시 못 간다"고 말했다.

syk00012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