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잘된다'는 전문대생까지 폴리텍대 ‘U턴 입학’…왜
- 장은진 기자

(울산=뉴스1) 장은진 기자 = 오는 3월 한국폴리텍대학 입학을 앞두고 있는 김모씨(27).
그는 고등학교 졸업이후 취직이 그나마 잘된다는 이유로 하나 때문에 전문대학에 입학했다.
성적만 본다면 수도권은 몰라도 웬만한 지방 명문대에 진학도 가능했다.
하지만 전문대를 졸업해도 그에게 취업은 녹록하지 못했다.
결국 그는 취업보다는 군 입대를 선택했다. 군대부터 해결하면 취업문을 여는 게 용의할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씨가 군대를 갔다 오니 경기는 더 나빠져 있었고 '청년실업'은 현실적 문제로 다가왔다.
전문대학에서 이론 위주로 배운 공부가 막상 취업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김 씨는 “전문대 졸업 후 입사원서를 수 없이 많이 냈지만 현실은 낙방의 연속이었다”며 “폴리텍대학 입학에 현장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전문 기술을 배워 취업에 도전키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4년제 졸업생들이 취업이 잘된다는 2년제 전문대로 하향 진학하는 이른바 ‘U턴 입학’은 옛말이 되었다.
이제는 4년제 졸업생은 물론 전문대 졸업생조차도 취업난에 전문 기능인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폴리텍대학으로 몰리고 있다.
한국폴리텍대학 울산캠퍼스에 따르면 올해 신입생 430명 중 40%에 해당하는 171명의 학생이 전문대 또는 4년제 대학에 다녀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왜 4년제 뿐 만 아니라 그나마 취업이 잘된다는 전문대 졸업생들까지 폴리텍대학으로 ‘U턴 입학’하는 학력 역진 현상이 나타나고 있을까.
25일 찾은 폴리텍대학 울산캠퍼스 도서관은 연중무휴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타 대학 도서관과 달리 문이 굳게 잠겨있었다.
"폴리텍대학 울산캠퍼스 재학생들은 방학 때 취업 공부를 하기 위해 도서관에서 보내지 않는다"고 학교 관계자는 설명했다.
현장실무중심의 교육을 하기 때문에 재학생들은 방학이 시작되면 주5일 8시간씩 현장실습을 나가기 때문이다.
현재 기업체 현장 실습중인 자동차시스템학 정모씨(27)는 “기업 현장서 직접 취업에 도움이 되는 실무 교육을 받고 있다”며 “취업에 필요한 자격증도 몇 개는 따서 졸업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취업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국폴리텍대학은 기업 현장을 대학교 교과 과정을 진행하는 실무중심형 ‘FL(Factory Learning)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를 위해 기업 현장에 필요한 다양한 장비까지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런 교과 과정 때문에 폴리텍대학 졸업생은 취업 후 실무에 바로 투입이 가능해져 기업담당자들의 만족도도 높다.
이처럼 '기업 맟춤형 현장 교육' 커리큘럼이 '청년실업'의 파고를 넘어 높은 취업률로 연결되고 있다.
지난해 한국폴리텍대학 울산캠퍼스는 취업률 86.2%로 졸업생 10명 가운데 9명 가까이 직장을 가지게 된 것이다
지역 대학 중 4년 연속 취업률 1위다.
학교당국과 교수들까지 졸업생들의 취업에 팔을 걷고 나서는 것도 높은 취업률에 일조하고 있다는 평가다.
폴리텍대학 관계자는 “교수 1인당 10개 기업을 전담 관리해 취업을 알선하는 기업전담제 운영과 다양한 기업체와 산학협약을 맺어 졸업생들이 100%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4년제 졸업 직전에 진로를 바꿔 폴리텍대학에 ‘U턴 입학’하는 최모씨(26)는 “등록금이 이중으로 들었지만 일반적인 스펙(SPEC)을 쌓기 위해서도 돈이 많이 들지 않느냐”며 “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능인이 되기 위해 다시 공부할 생각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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