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헌신하겠다 꿈도 못 펴고…" 학생 유족 오열

18일 오전 울산시 북구 21세기좋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사고 사망자들의 합동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이 헌화하고 있다. © News1
18일 오전 울산시 북구 21세기좋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사고 사망자들의 합동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이 헌화하고 있다. © News1

17일 밤 경북 경주의 마우나오션리조트 내 체육관 건물 지붕이 붕괴되면서 숨진 고혜륜(울산시 중구 태화동)양이 안치된 울산 북구 호계동 21세기좋은병원 지하 1층 장례식장.

지하 1층에 위치한 장례식장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몇 발자욱 내려서자 여기저기 흐느낌이 가득했다.

“이러면 안되잖아, 이러면 안되는 거 잖아”.

고 양의 어머니는 안치실 앞 소파에서 이같은 절규를 되풀이하며 쓰러졌다.

고 양의 어머니는 친척과 지인들을 부축을 받았다.

그러면서 새내기 대학생으로 첫 학교 행사에 참여한다고 나간 자신의 딸이 불의의 사고로 하루 만에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온 현실을 믿을 수 없다며 연신 손을 내저었다.

울산시 남구 무거동 I교회의 장로와 권사를 부모로 둔 고 양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주위의 신망이 두터웠다고 교회 관계자는 전했다.

교회 관계자가 내민 불과 열흘 전 졸업식 사진 속에 담긴 고 양은 어머니와 팔짱을 끼고 활짝 웃고 있었다.

교회 관계자는 “기독교를 모태 신앙으로 어린 나이에도 다방면의 사회봉사를 하는 등 남에게 헌신하는 모습 때문에 주위의 칭찬이 자자했다”며 “대학 진학을 통해 자신의 꿈을 펼쳐 보려 했지만 이루지 못한 채 짧은 생을 마감하게 돼 너무나 안타깝다”고 하면서 눈물을 훔쳤다.

이날 새벽 유족들이 오열하는 가운데 소식을 전해들은 I교회 신도들이 속속 몰려들어 병원 안치실 앞을 가득 메웠다.

이 교회 부 담임 목사와 가족들이 고 양에게 영원한 이별을 전하는 기도가 이어지자 몰려든 신도들의 울먹임은 통곡으로 변했다.

특히 고 양은 사고에 앞서 “대학교 4년은 짧지도 않고 길지도 않은 시간인 만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어 열심히 아랍어 회화를 배우고 있다”면서 “교수님들 선배님들 동기들 모두 잘 부탁드린다”는 인사말을 학과 카페에 남겼는데 새내기 대학생으로서의 포부를 채 펼치지 못하고 이날 사고로 생을 달리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evergre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