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서울 도심 마라톤 급증…서울시 "권한 없는데 민원만 늘어" 한숨

'정부 후원' 마라톤 대회 개최 추세…경찰 교통 통제 불가피
서울시, 대회 승인·허가 권한 없어…"관계 기관 협의 강화"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26 더레이스 서울 21K 마라톤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이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2026.4.5 ⓒ 뉴스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서울시가 도심 마라톤 대회에 따른 교통 불편 민원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회를 여는 장소가 서울일 뿐 정작 서울시에는 대회 승인·허가와 도로 통제 권한조차 없어 책임 논란 속 시민 불편만 가중되는 실정이다.

8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정부 부처가 후원하는 도심 마라톤 대회 관련 민원이 급증함에 따라 경찰을 포함한 관계기관과의 대책 협의를 추진 중이다.

최근 한 달 사이 서울에서는 서울하프레이스(3월 2일·국가보훈부 후원) △서울K 마라톤(3월 29일·문화체육관광부 후원) △더 레이스 서울 21K(4월 5일·산업통상부 후원) 마라톤 대회가 열렸다.

도로교통법과 경찰에 따르면 정부나 지차체,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설립한 기관이 주최·주관한 대회는 경찰이 교통 통제에 협조할 수 있다. 최근의 세 대회 모두 광화문 광장을 중심으로 구성한 마라톤 코스를 따라 경찰의 대규모 교통 통제가 이뤄졌다.

이 기간 서울시에는 교통 불편에 따른 시민 민원이 쏟아졌다. 서울시는 대회 주최·후원사도 아니고 교통 통제 권한도 없어 난처한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다수 시민들이 대회 허가, 교통 통제를 서울시 역할로 인식하고 있어 많은 민원을 받고 있다"며 "관련 민원을 각 기관으로 이첩해야 하는 구조지만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어 서울시 행정 문제로 비춰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마라톤 대회는 국민체육진흥법상 허가·승인 또는 신고 대상이 아니다. 서울시도 대회 일정을 공식적으로 관리하거나 집계할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아 마라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대회 수와 규모를 사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대회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무리하게 도심 코스를 구성하는 경우다. 주최 측은 대회 공신력을 확보하고 도심 주요 코스 도로 통제 협조를 받기 위해 중앙부처 명칭 후원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완주 경험과 코스 상징성이 중요한 마라톤 특성상 광화문광장·세종대로를 포함한 도심 구간을 선호하는 참가자가 많아 이같은 코스 조성 수요도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 수는 142개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사대문 안(세종대로 경유) 코스를 포함한 '서울 도심' 마라톤은 약 30건 수준이었다.

나머지 대회는 한강공원·하천변·도시공원에서 진행하는 코스로, 교통 관련 민원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지난달 그룹 방탄소년단(BTS) 공연과 부활절 행사, 유아차런과 같은 걷기 행사도 도로 통제를 수반하면서 주말 도심 교통 혼잡이 잦았던 것으로 체감했을 가능성이 있다.

올해 4~5월에도 봄을 맞아 서울에서만 약 35개 마라톤·러닝 대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현재 서울시가 파악한 도심 교통 통제 대상 마라톤 대회는 1개로 파악됐다.

서울시는 중앙부처 후원 결정이 곧 시민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명칭 후원과 관련해 관계 기관과 협의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회 명칭 후원이 단순한 지원을 넘어 시민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기관 간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b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