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 극적 타결…'통상임금' 갈등 불씨 여전
통상임금 분쟁 장기전…체불임금 소송으로
준공영제 부담 누적…요금 인상 가능성도
- 이비슬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서울시내버스 노사가 해를 넘긴 분쟁 끝에 임금·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역대 최장' 파업이 이틀 만에 종료됐다.
15일 서울시와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이하 노조)·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이하 사측)에 따르면 노사는 전날(14일)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오후 3시부터 오후 11시 55분까지 특별조정위원회 2차 사후 조정회의를 진행한 끝에 2025년도 임금을 2.9% 인상하는 방안의 조정안에 최종 합의했다. 이번 협약에 따른 임금은 지난해 2월 1일부터 소급 적용한다.
이에 따라 서울시내버스회사 전체 64개사, 약 1만 8700여명 조합원, 버스 약 7000대가 지난 13일 오전 4시 첫차를 시작으로 시작한 파업은 15일 마무리됐다. 파업 이틀째였던 14일 기준 파업에 동참하지 않은 시내버스는 총 7018대 가운데 562대로 운행률 8%를 나타냈다.
노사는 이번 협약에서 올해 7월부터 조합원 정년을 현재 63세에서 64세로, 내년 7월부터는 65세로 연장하고 노사정태스크포스(TF) 팀을 구성해 운행실태점검제도에 관해 논의하는 데도 합의했다.
앞서 노사는 지난 12일 1차 사후조정회의 당시 오후 3시부터 13일 오전 1시 30분쯤까지 논의를 진행했지만 협상을 마무리짓지 못했다.
사측은 임금 체계를 개편하는 방식으로 총 임금 10.3% 인상안을 제시했다. 상여금을 기본급으로 전환할 때 기준이 되는 '근로 시간'을 추후 대법원이 노조 측 주장에 따라 176시간이라고 확정할 경우 이를 소급 적용하겠다는 제안도 반영한 인상률이다.
그러나 노조는 통상임금 분쟁은 별도로 하되 임금체계 개편 없이 임금 인상률 3% 이상, 정년을 65세로 연장, 임금차별 폐지 등을 요구하며 사측 제안을 거부했다. 이와는 별도로 노조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제시한 조정안(기본급 0.5% 인상 및 일부 단협)에도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교섭 결렬 후 파업에 돌입했다.
노사가 2025년도 임금 협상에는 합의를 이뤘지만 남은 관문은 적지 않다. 노조는 이번 교섭에서 임금 인상안을 우선으로 논의하되 그간의 통상임금 산입 범위 논란과 이에 따른 체불임금 지급 문제는 민사 소송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개정 시행된 근로기준법에 따라 지난해 11·12월, 올해 1월분에 해당하는 체불임금의 원금·지연이자·손해배상을 다음 달 중 청구하겠다는 것이 노조 측 입장이다.
이번 임단협으로 2025년도 임금 인상분 지급에는 합의했지만 통상임금 산입 범위를 달리 적용할 경우 발생하는 과거 임금 차액은 별도로 법원 판단에 맡기겠다는 것이다.
반면 사측은 해당 기간 체불임금이 발생했다는 노조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통상임금 산입 범위를 둘러싼 협상이 계속 진행 중이었던 만큼 고의적인 임금 입금 지연이 없었다는 것이다.
개정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재직노동자의 임금체불에도 지연이자 20%를 적용하며 3개월 이상의 장기 체불 피해를 본 노동자는 체불임금의 최대 3배까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지난 2015년 5월 일부 서울 버스 노동자들이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산입시켜달라며 버스회사인 동아운수를 상대로 제기한 '동아운수 소송'도 지난해 10월 2심 판결 이후 대법원 판단을 앞두고 있어 최종 결론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동아운수 사건은 지난 2015년 5월 일부 서울 버스 노동자들이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산입시켜달라며 버스회사인 동아운수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다. 노사 양측은 각각 2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준공영제로 운영되는 서울 시내버스 체계 전반에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시가 매년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 버스 준공영제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노사 분쟁의 여파가 버스요금 인상이나 서비스 축소 가능성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 버스 노사는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으로 봐야 한다는 2024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달라진 임금·단체협상 조건으로 갈등을 빚어왔다. 통상임금은 퇴직금, 연장·휴일·야간근로수당 등을 책정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에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반영할 경우 최종 임금도 오른다.
b3@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