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등급 D’ 서소문고가차도 내달 17일부터 철거…차로 순차 폐쇄·버스 우회

콘크리트 노후 속도 빨라져…최대 2년 반 공사
9월부터 차량 전면 통제…경기·인천 버스 우회

서소문고가 공사구간(서울시 제공)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서울시가 지하철 충정로역과 시청역 사이에 자리한 서소문고가차도를 8월부터 철거한다. 내년 5월 철거를 마친 자리에는 2028년 2월까지 새로운 고가차도 공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다음 달 17일 0시부터 서소문고가차도 철거를 시작한다고 29일 밝혔다.

서소문고가차도는 1966년 지어진 길이 335m, 폭 14.9m 규모 도로다. 충정로역과 시청역을 잇는 총 18개의 교각으로 구성돼 있다.

하루 평균 차량 통행량은 약 3만 9000대로 파악된다. 이 가운데 버스는 하루 3600대(9.3%)가량 운행하고 있다.

고가 철거는 차량 통제를 단계적으로 시행한다. 우선 다음 달 17~22일에는 차로 4차선을 3차선으로 축소하고 고가 하부 시설물을 철거한다.

다음 달 24일~9월 20일까지는 차로를 2차선으로 축소해 상부 난간과 연석을 철거할 예정이다.

9월 21일부터 내년 5월까지는 차량 통행을 전면 통제하고 고가 하부 시청에서 충정로 방면 지상 1개 차로, 충정로에서 시청방면 지상 2개 차로를 이용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번 공사로 경복궁역과 을지로 3가, 마포역까지 차량 통행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버스우회로(서울시 제공)

시청역에서 서소문고가 진입부에는 버스 전용차로를 설치하고 서소문로를 통과하는 버스노선 43개 중 광역버스 20개 노선은 다음 달 17일 0시부터 우회 운행한다. 서울 시내버스 23개 노선 중 일부 노선은 9월 21일 0시부터 주변 도로를 이용하여 우회할 계획이다.

인천 버스 11개 노선은 홍대입구역 등에서 회차하고 경기 버스 9개 노선은 통일로, 사직로, 새문안로를 경유하여 우회할 예정이다.

고가 아래 경의선 철도 건널목에서도 차량 정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시는 밝혔다. 경의중앙선은 고가 하부 지상을 가로지르며 하루 약 600편을 운행하고 있다. 열차는 약 4분에 1~2대 통과하고 있어 공사 진행에 일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안대희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한 번 지나갈 때 60초, 길게는 240초까지도 가는 경우가 있다"며 "철도 통과 구간은 공사 시간이 오전 1시부터 오전 5시까지로 제한된다. 이 부분이 가장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서소문고가차도에서는 지난 2019년 콘크리트가 낙하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한 결과 D등급 판정을 받았다.

시는 그간 콘크리트 추락 방지망 설치, 교각 보수, 중차량 통행 제한을 포함한 안전관리를 실시했지만 보수공사에 한계가 있어 철거를 결정했다.

한병용 서울시 재난안전실장은 "2019년, 2021년, 2024년 계속 (콘크리트 탈락이) 발생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며 "노후화 속도가 점점 빨라져 철거를 검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철거를 마친 직후에는 고가차도 신설 공사에 착수한다. 신설공사는 2026년 5월 철거 완료 직후부터 20개월간 진행해 2028년 2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는 시민 교통 불편을 줄이기 위해 인근 주민 대상 홍보와 교통 애플리케이션, 내비게이션 안내를 강화할 예정이다.

전날(28일) 서소문고가차도 현장을 점검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민 안전을 위해 서소문고가차도 철거가 불가피하다"며 "철거 기간 교통체증으로 인한 시민들의 큰 불편이 우려되는 만큼 관계기관과 면밀히 협조해 교통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라"고 강조했다.

b3@news1.kr